[현장 카메라]‘격리’ 돕는 사람들 “최전방 지키는 마음”

  • 3년 전


언제 끝날지 모르는 코로나와의 전쟁, 우리도 확진자가 줄지 않다보니 자가격리 대상자는 이미 만 명을 넘었습니다.

갑작스럽게 세상과 분리된 격리자들을 최전방에서 돕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현장카메라 권솔 기자가 따라가봤습니다.

[리포트]
[권솔 기자]
"14일간 집 밖으로 나오지 않고 외부와 단절한 채 생활해야 하는 자가격리기간.

반드시 지켜야 하지만 쉬운 일은 아닙니다.

이 기간을 잘 넘길 수 있도록 묵묵히 돕는 사람들이 있는데요, 현장으로 갑니다."

빈 상자가 순식간에 가득 찹니다.

[현장음]
"장조림하고 육개장 들어갔어요. 생수 2개."

자가격리자에게 지급되는 구호물품입니다.

[최성식 / 마트 직원]
"내국인은 쌀이 추가로 들어가고, 외국인은 컵라면이 8개가 들어가요."

직접 들어보니 묵직합니다.

[최성식 / 마트 직원]
"(몇 kg이나 돼요?) 한 10kg 가까이 되는 것 같아요."

시청과 계약을 맺고 구호물품을 배송하는 택배업체는 매일 오전 11시 마트로 가 트럭 가득 상자를 싣습니다.

[현장음]
"숫자 카운트 다 하신 거죠? 이거는 따로 구분하고요, 외국인."

아파트에 도착한 뒤 대문 앞에 상자를 놓고 얼른 돌아섭니다.

[현장음]
"(자가격리자와) 대면하면 안 되니까요."

밖으로 나와서야 전화를 겁니다.

[박문수 / 자가격리 전담 택배업체 대표]
"문 앞에 보면 박스가 하나 있어요. 가지고 들어가시면 됩니다."

오늘 기준, 경기도 고양시의 자가격리자는 1,484명.

신규 자가격리자에게는 1개의 구호물품 박스가 전달됩니다.

[박문수 / 자가격리 전담 택배업체 대표]
"북한산 남한산 다 올라가요. 산 중턱에 계시는 분들. 지도에 전혀 안 나오는데 사시는 분들도 있고. 굉장히 난코스가 많아요."

시청 공무원도 직접 배송에 나섭니다.

[정흥주 / 고양시청 주무관]
"택배기사라고 생각하고 있어요, 요새 낮에는 택배기사고, 야근할 때는 공무원이고."

자가격리자가 문 밖으로 나오려하는 돌발 상황이 생기기도 합니다.

[현장음]
"아 선생님, 나오지 마세요."

[정흥주 / 고양시청 주무관]
"최전방에 있는 느낌이에요. 격리자들만 모여 있는데 가야 하니까 위험하단 생각이 들죠."

오늘 기준 전국의 자가격리자는 7만5904명.

신규 확진자가 하루 100명 안팎이었던 10월 중순과 비교하면 10배 이상 급증했습니다.

시청 직원 대부분이 코로나19 관리 업무에 투입됐지만 자가격리자가 늘면서 인력은 턱없이 부족합니다.

[정흥주 / 고양시청 주무관]
"너무 많아졌어요. 평상시에 한 4배 정도 자가격리자가 증가돼서 전에는 (일주일에) 300건 정도였는데 지금은 1200건이 넘어요."

보건소는 쉴틈없이 격리 상태를 확인합니다.

[홍지수 / 일산동구보건소 주무관]
"싱가포르에서 출국한 거 맞으세요? 위생키트랑 자가격리 통지서 받으셨을 텐데요."

달력은 추가 근무 기록으로 빼곡합니다.

[홍지수 / 일산동구보건소 주무관]
"주말이나 공휴일 상관없이 저녁 9시나 10시 정도까지 계속 일을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절박한 자가격리자를 생각하면 쉴 수가 없습니다.

[최경미 / 일산동구보건소 감염병관리팀장]
"외국에서 수술을 못 하니까 치료받고 싶어서 억지로 오신 거예요. 자가격리자라 안 받아줘요. 병원에서. 저희가 구걸하다시피 하죠."

"제자리에서 최선을 다하는 사람들이 있어 평범한 일상이 돌아올 날도 멀지 않았다는 희망을 가져봅니다.

현장카메라 권솔입니다."

권솔 기자 kwonsol@donga.com
PD : 김종윤·석혜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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