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체국 무인택배기 22년째 독점…"그게 다 영업력"

  • 3년 전
◀ 앵커 ▶

우체국 무인접수 기계는 전국에 300곳 넘게 설치돼있습니다.

그런데 이 장비를 20년 넘게 업체 한 곳이 독점 공급하고 있었습니다.

아무도 입찰에 응하지 않아서 그랬다는데, 경쟁업체들의 말은 다릅니다.

이남호 기자입니다.

◀ 리포트 ▶

우체국 무인 접수기입니다.

직접 우체국에 가지 않아도 상자를 넣으면 알아서 요금도 정해주고 접수도 받습니다.

학교, 병원, 사무용 건물 같은 곳에 300개 넘게 설치돼 있습니다.

그런데 지난 22년 동안 단 한 번을 빼고, 이 기계를 업체 하나가 독점 공급하고 있습니다.

경쟁 입찰이 아니라 수의 계약으로 따냈습니다.

이 업체 말고는 아무도 입찰에 응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경쟁업체 A]
"편의점에도 무인택배 접수 장비가 있고 아파트나 대형 건물에도 보관함에서 접수하는 장비도 있고. 과거에 시도했던 업체도 여러 군데 있다고."

왜 아무도 입찰에 참가하지 않았을까?

우정사업본부가 낸 입찰 공고문입니다.

주어진 시간이 딱 40일.

그런데 그 안에 공인인증기관에서 완제품 시험까지 다 끝내야 합니다.

공고를 보고 그때부터 준비하면 늦는 겁니다.

[경쟁업체 B]
"40일 공고 기간을 주는데 그 기간 내에 제품을 만들어서 테스트해서 그렇게는 못해요."

## 광고 ##그런데도 이 업체는 귀신같이 시간 안에 입찰 준비를 끝냈습니다.

그것도 20년 넘도록 매년 그랬습니다.

업체 측은 그게 다 영업력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독점 공급업체]
"알게 모르게 아.. 이런 방식으로 진행을 하려고 하나보다라는 것을 현장을 파악하다보면 알게 되는 작은 정보들이 있습니다. 그런 것 토대로 저희도 전사적으로 준비를 하는 것이거든요."

가격도 비쌉니다.

편의점 무인택배 기계와 큰 차이도 없는데, 가격은 5배 가까이 됩니다.

한 대 납품 가격이 7백만 원이 넘습니다.

지난 5년 동안 이 업체가 우정사업본부에서 따낸 납품과 유지보수는 179억 원입니다.

우정사업본부는 비리나 특혜는 없다고 해명했습니다.

그러면서 앞으로는 다른 업체들의 참여 기회를 늘리기 위해, 시험평가 기간을 넉넉히 잡겠다고 밝혔습니다.

MBC뉴스 이남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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