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옥에서의 폭로…"검찰서 거짓말 교육받아"
  • 4년 전
◀ 앵커 ▶

한명숙 전 총리 불법 정치자금 사건의 핵심 증인이었던 고 한만호 전 한신건영 대표의 비망록, 얼마 전 보도했드렸었죠.

그런데 한명숙 대표 사건에서 자신도 검찰로부터 거짓 진술을 강요당했다고 주장하는 또 다른 인물이 나타났습니다.

당시 어떤 일이 있었던 건지 장인수 기자가 보도합니다.

◀ 리포트 ▶

MBC는 경제사범으로 현재 광주교도소에서 복역 중인 한은상 씨와 지난 22일 서면 인터뷰를 했습니다.

한은상 씨는 지난 2010년 서울구치소에서 만난 한만호 대표로부터 여러차례 "검찰이 한명숙 사건을 조작했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주장했습니다.

[한은상(서면 인터뷰)]
"(한만호 대표가) 언론에서 유포되고 있는 모든 게 허위 피의사실이라고, 한명숙 전 총리님을 서울시장에 낙선시키기 위한 중앙지검 특수부의 공작이라고 지속적으로 하소연 했었습니다."

그런데 2010년 12월 20일, 한만호 대표가 법정에서 검찰에 불리한 진술을 하자 자신을 회유했다고 합니다.

'한만호 대표가 한명숙 전 총리에게 9억 원을 줬다고 얘기하는 걸 들었다'고 거짓 증언을 해주면, 다른 사건을 봐주겠다고 했다는 겁니다.

[한은상(진술서)]
"(검찰 수사관이) 진술에 협조 후 한명숙 전 총리 사건에 증인으로 나가고서 잘 증언하고 나면 제 추가 사건을 유야무야 끝내주겠다는 등 각종 제의를 했습니다."

한은상 씨가 한동안 버티자 검찰은 가족들을 압박하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검찰에 협조하기로 마음을 먹은 한은상 씨는 같은 구치소에 있던 사기범 김모 씨와 마약사범 최모 씨와 검찰에 불려나갔습니다.

한 씨가 기억하는 이른바 검찰의 '단체 교육'.

한명숙 사건은 조작됐다는 한만호 대표의 법정 진술이 위증이란 걸 입증하는 내용이었다고 합니다.

장소는 서울중앙지검 특수부 영상녹화실, 검찰이 PC로 진술서를 만들면, 세 명이 이를 보고 베껴써서 진술서를 만들고, 같이 말을 맞추는 연습을 하는 방식이었다 한은상 씨는 밝혔습니다.

이후 김 씨와 최 씨는 실제로 검찰 측 증인으로 각각 2011년 2월과 3월 법정에 나가 한만호 대표가 진술을 번복한 건 허위라는 취지의 증언을 합니다.

그런데 한은상 씨는 검찰 측 증인으로 채택되지 않았습니다.

한 씨는 자신이 양심선언을 하겠다고 검찰에 밝혔기 때문이라고 주장합니다.

이에 대해 당시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 부장검사였던 김기동 변호사는 한은상의 주장은 명백한 허위라고 주장했습니다.

"당시에도 황당한 이야기를 많이 하여 도저히 신뢰할 수 없는 사람이라 조서도 받지 않고 증인 신청도 하지 않는 것으로 알고 있다"는 입장입니다.

반면 현재 수감 중인 한은상 씨는 지금이라도 자신이 과거에 겪었던 일을 당당하게 밝히겠다면서 자신의 실명 공개와 함께 모든 조사에 응하겠다는 뜻을 MBC에 밝혔습니다.

MBC뉴스 장인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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