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분 먹기 훈련' 교회 압수수색…담임목사 등 출국금지

  • 4년 전
◀ 앵커 ▶

지난주 MBC는 서울의 한 교회에서 신앙 훈련이라면서, 신도들에게 인분을 먹이는 등 가혹 행위를 했다는 주장에 대해 전해드린바 있습니다.

가혹 행위를 당한 신도들이 목사와 교회 간부들을 고소했고, 오늘 경찰이 압수 수색을 진행했습니다.

김건휘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서울 동대문구에 있는 한 교회가 개최한 에어로빅 대회.

일사불란한 파도타기, 힘찬 팔벌려뛰기에 이어 약속한 대형으로 줄을 맞춰서더니, 녹색 플래카드를 펼쳐듭니다.

'사랑합니다'라는 문구 양옆의 영문은 이 교회 담임목사 부부 이름의 약자입니다.

일반 교회와 달리 '리더'라고 불리는 간부 그룹을 두고 있는 이 교회에서는 리더 양성을 명목으로 신도들에게 가혹행위를 자행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교회 내부 문건에 따르면 쓰레기나 상한 음식, 그리고 인분 먹기, 3일동안 잠 안 자기, 공동묘지에서 30분 이상 기도하기 등을 견뎌내야 합니다.

[교회 신도]
"(인분) 먹는 걸 많이 권장하는 분위기였고… 그때 (인분을) 먹겠다고 계획표를 올렸고, 리더 승인 아래 (인분을) 먹고, 먹는 영상을 리더에게 보냈습니다."

경찰은 오늘 이 교회를 전격 압수수색했습니다.

잠을 자지 못하다가 뇌출혈로 쓰러진 한 신도가 교회를 고소한 데 따른 겁니다.

경찰은 네 시간 넘게 교회 건물과 '리더'들이 사용한 숙소 등 모두 10곳에서 리더십 교육 관련된 자료를 확보했습니다.

[경찰]
"(컴퓨터 자료는 어떤 거 챙기셨나요?) 아직 정해진 것 없습니다. (찾으려던 것은 찾으셨나요?) 가서 확인해봐야 합니다."

경찰은 리더십 훈련을 빙자한 가혹행위에 교회 목사 등 간부들이 조직적으로 관여한 것은 아닌지 집중 분석하고 있습니다.

교회 관계자는 수사 결과를 통해 모든 것을 밝히겠다고 했지만, 피해자들에게 직접적인 사과는 하지 않았습니다.

[교회 관계자]
"건강하게 잘 자라는 청년교회 하나가 이렇게 무차별하게 공격을 당하고… 미흡한 부분들이 있었다고 한다면 앞으로 더 성실하게 할 것입니다."

경찰은 교회 담임목사와 핵심 리더 등 3명에 대해 출국금지 조치를 한 데 이어, 이르면 이번 주 안으로 이들을 소환할지를 검토하고 있습니다.

MBC뉴스 김건휘입니다.

(영상취재 : 김백승 영상편집 : 정소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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