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류 멈추자 '고용'도 멈춰…"반토막 월급이라도"

  • 4년 전
◀ 앵커 ▶

기름 쓸 곳이 없다는 건 차든 비행기든 멈춰 서 있다는 얘기죠.

이 얘기는 물류, 항공 업계 종사자들의 고용도 위협을 받고 있다는 것이고 앞서 보신 유가 절벽의 흐름처럼 고용 절벽이 현실화하는 건 아닌지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황의준 기자가 그 현장을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노란색 차량 수십 대가 잔디밭에 열을 맞춰 늘어섰습니다.

승객들의 짐을 비행기에 싣고 내리던 화물 운반 차량들입니다.

최근 대한항공 운항편이 10분의 1로 급감하면서 일이 없어진 자회사의 운반차들이 그냥 서 있는 겁니다.

[김동석/수하물 처리업체 근로자]
"거의 다 현장에 투입이 되는 장비입니다. 이쪽에는 원래 투입이 되면 안 되는 장비들이죠."

승객 짐을 담는 컨테이너 역시 인천공항 주기장 한편에 일렬로 서 있습니다.

[안상준/수하물 처리업체 근로자]
"올해 제가 14년 차인데, 이런 경우는 이 근래에 코로나 이후 처음 보고 있습니다."

평소 쉴새 없이 바빴던 컨베이어 벨트도 멈춰 섰고, 항공기 급유 차량들도 서 있는 지 오랩니다.

이 수하물 처리 업체는 결국 4개월 동안 임직원들이 돌아가면서 쉬기로 했습니다.

3천여 명 가운데 8백여 명이 먼저 한 달간의 유급 휴직에 들어갔는데, 휴직이 끝나는 4개월 뒤 상황이 나아진다는 보장이 없어 불안감은 커져만 갑니다.

[김동석/수하물 처리업체 근로자]
"(유급휴직이 끝나는) 8월까지는 어떤 대책이 (나와야 하는데)…현재 저희 회사 입장에서도 어려운 부분은 있습니다. 어떤 식으로 가야 하나, 그런 걱정이 참 많습니다."

협력업체 상황은 더욱 열악합니다.

한 업체는 직원 60여 명 가운데 45명 넘게 회사를 떠났는데, 남은 직원들도 무급으로 쉬거나 임금이 반토막 난 상황입니다.

[협력업체 근로자]
"그거야 희망퇴직이라고 명분을 내세워서 받은 거지, 그게 다. 우리는 그런 걸로 누가 반론을 제기하거나 하면 '너 말고 일 할 사람 많아. 가!', 그러면 그걸로 아웃이란 말이야, 여기서."

항공업계부터 터져 나온 코로나19발 고용위기는 자동차와 정유 등 기간산업 곳곳을 위협하고 있어, 사태가 장기화할 경우, 고용이 급감하는 '고용절벽' 사태가 우려됩니다.

정부는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이번 주 다섯 번째 비상경제회의를 엽니다.

고용대책에 초점이 맞춰질 이번 회의에선 특히, 기업들이 최대한 고용을 유지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방안이 논의될 전망입니다.

MBC뉴스 황의준입니다.

(영상취재: 김우람 / 영상편집: 오유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