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이 간다]음식물 금지…버스 ‘맑음’·지하철 ‘흐림’
  • 4년 전


지난 2018년부터 서울 시내버스에서는 음식물은 물론 음료도 마실 수 없습니다.

쾌적한 환경과 안전을 위해 필요하다, 과도한 조치다, 논란이 있었는데 시행 2년 잘 지켜지고 있을까요?

버스 외에 지하철까지 살펴봤습니다.

김진이 간다, 시작합니다.

[리포트]
[김진]
요즘 같이 추운 날씨에 언 몸을 녹여주는 따뜻한 커피 한 잔! 많이들 하시죠? 그런데 시내버스에 탈 때 이 커피를 들고 버스에 타면 안 된다는 사실, 알고 계셨습니까? 서울시에 '시내버스 음식물 반입 금지' 조례가 시행된 지 2년이 됐습니다. 과연 잘 지켜지고 있을까요? 시민들의 인식은 어떻게 달라졌는지 알아보겠습니다.

시민들의 발이 되어주는 버스.

그런데, 이 버스 안에서 음식물을 섭취하는 사람들이 있어 불쾌감을 호소하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시민]
김밥, 떡볶이 같은 것을 먹는 모습 본 적 있는데 여러 사람이 이용하는 곳인데 음식 냄새 풍기고 그러면 보긴 안 좋죠.

[시민]
(음식물을) 흘리거나 (버스가) 갑자기 멈출 때 쏟거나 하면 어쩌나 그런 생각 하죠.

서울시는 2년 전부터 시내버스에서 음식물을 섭취하는 것을 금지했는데요, 일회용 컵이나 뚜껑이 없는 병에 담겨 쉽게 샐 수 있는 음료나,
치킨, 떡볶이 등 포장되어있지 않아 바로 먹을 수 있는 음식물은 버스에 들고 타서도 안 됩니다.

버스 기사는 음식물을 들고 타는 승객의 탑승을 거부할 수도 있습니다.

음식물 반입금지, 과연 얼마나 잘 지켜지고 있을까요? 관찰해봤습니다.

송파, 강남 등 서울 동남부 지역을 관통하는 지선버스. 이른 아침부터 많은 사람들이 이용합니다.

차고지를 떠나고 한 시간이 지날 무렵. 한 남성이 일회용 컵을 밑으로 내려 들고 버스에 탑니다. 버스기사를 무사통과한 남성은 힐끔 눈치를 살피더니 자리에 앉습니다.

[피디]
(음식물 반입 금지를) 알고 계셨어요?

[일회용 컵 음료 들고 탄 승객]
알고 있었죠. 그런데 뚜껑 있으면 되잖아요.

많은 승객들이 잘못 알고 있는 부분인데요, 일회용 컵은 뚜껑이 있다 해도 음료가 샐 수 있기 때문에 반입 금지입니다.

커피를 들고 타는 승객을 제지하면 되레 화를 내는 경우도 있어 버스 기사들이 곤란을 겪기도 합니다.

다행히 이런 승객들도 점차 줄어드는 추세입니다.

[버스 기사]
(음식물 들고 타는 사람은) 하루에 5~6명? 그 전에는 (음식물을) 거의 다 하나 씩 들고 탄다고 봐야 돼요. 그런데 지금은 우리가 안 태워요. 그거 가지고 처음엔 민원도 들어오고 그랬는데, 지금은 (음식물 들고 있으면) 안 태운다는 거 아니까 거의 안 가지고 타요.

노선이 각기 다른 네 대의 시내 버스를 각각 두 시간 동안 지켜 봤는데요.

음식물을 들고 탄 승객은 단 1명뿐이었습니다.

[시민]
(버스를) 이용하는 입장에서는 이런 제도가 생기니까 되게 깨끗하고 쾌적하고 좋은 것 같아요.

반면, 음식물 반입 금지 대상이 아닌 지하철에서는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음식물을 먹고 있었습니다.

2호선 신설동역에서 성수역까지 4정거장 거리를 탑승해 관찰해보았는데요. 거의 모든 칸에서, 음식물을 섭취하는 사람을 찾아볼 수 있었습니다.

지하철 안에 풍기는 음식물 냄새, 다른 승객들에게는 고역입니다. 따가운 시선으로 노려보기는 하지만 제지할 방법은 없습니다.

열차 안에는 음식물 섭취를 자제해달라는 내용의 안내 영상도 나오고 있지만, 큰 효과는 없어 보입니다.

얼마 전에는 지하철 출입문 앞에서 컵라면과 샌드위치를 먹는 여성의 모습이 공개돼 논란이 되기도 했습니다.

[시민]
지하철에서 음식을 먹는 게 자신한테는 되게 편안한 부분이 큰데, 남에게는 피해가 많기 때문에 이것 또한 법으로 규제하는 게 맞다고 생각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이용하는 대중교통. 남을 배려하는 시민 의식은 물론이고, 남은 음료 등을 버리고 탈 수 있도록 쓰레기통을 늘리는 노력도 필요해 보입니다. '김진이 간다' 김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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