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알시승기 - 쌍용차 '투리스모', "폭풍 터닝 해 봤더니....!"

  • 5년 전
봄이 오면 한번쯤 보게 되고 찾게 되는 SUV(Sport Utility Vehicle, 스포츠 실용차).

계절에 때맞춰 쌍용자동차가 SUV인 '코란도 투리스모'를 2월 초 전격적으로 내놓았다.

로디우스의 후속모델이자 11인승으로 MLV(Multi Leisure Vehecle)를 표방하는 '투리스모'에 시승해 서울 목동에서 강원도 횡성까지 왕복 운행해 봤다.

투리스모는 이탈리아어로 '여행(tour,travel)'이라는 뜻으로 아무래도 가족 나들이에 초점을 맞췄다는 느낌이 들었다.

첫 인상은 크고 '힘이 셀 것 같다'는 것이었지만 '과연 11명이나 탈 수 있을까?'하는 의구심도 뒤따랐다.

운전석에 앉아보니 핸들부터 시트의 느낌, 시야 등이 그동안 세단에 익숙해져 있어서인지 처음에는 상당히 어색했다.

운전석을 자동으로 몸에 맞게 맞춘 뒤 시동버튼을 누르자 부드럽게 엔진이 돌아갔다.

'큰 덩치'에 조금 긴장하며 출발해 조심스럽게 서울 목동에서 강원도로 향한 지 30분 정도 지나서야 운전이 익숙해졌다.

하지만 핸들이 다소 무거워 여성 운전자는 물론 남성 운전자도 부담스러울 것으로 보였다.

승차감은 아무래도 대형차여서 비교하기는 어렵겠지만, 승용차와 비슷한 수준으로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고속도로에 들어서 주행하면서는 순발력 보다는 안정감 확보에 주력한 듯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추월을 위해 악셀을 밟아 보니 차량이 묵직해서 '치고 나가는 맛'은 부족했다.

편의사항을 알려주는 버튼은 크게 만들어져 있어 찾기 쉽고, 터치하기도 쉬웠다.

센터 클러스터와 디지털 클러스터를 두면서 운전의 맛을 높였다지만 중앙에 배치돼 있는 센터클러스터에 적응하는 데는 시간이 필요했다.

신경이 크게 거슬리는 부분은 내비게이션 위치였다.

역시 내비게이션 위치가 눈 높이 보다 훨씬 낮은데 있어서 음성을 들으면서 영상을 확인하는 내비게이션 특성을 살렸다기 보다 자꾸 쳐다보게 만들어 운전하는데 부담이 됐다. 작동은 편하고 반응도 빨랐지만 역시 위치 선정이 아쉬웠다.

브레이크도 큰 덩치여서 그런지 밀린다는 기분이 들었다. 그만큼 다리에 힘을 많이 줘야했고 제동 거리에 익숙해 지는데 시간이 걸렸다.

'넉넉한 실내공간'을 자랑하는 투리스모에 실제로 11명의 성인을 태우고 언덕길을 올라봤다.

'과연 오를 수 있을까?'하는 생각이 저절로 들었지만 4WD로 언덕을 오르는데 예상외로 큰 무리가 없었다. '첫 인상대로 힘이 좋다'는 느낌.

그러나 11명의 승객들에게 "편하냐"고 묻자 돌아오는 대답이 그리 긍정적이지 못했다. 더구나 마지막 열에 앉은 3명은 몸이 너무 밀착되는데다 머리 지지대도 없어 더 불편해 했다. 좌석을 만드는 대신 트렁크 공간이 없어 짐을 실을 수 없다는 단점도 있었다.

다만 루프 랙이 설치돼 있어 자전거나 다른 큰 짐은 위로 올릴 수 있는 SUV만의 멋은 유지했다.

가족용이니 만큼 극한 상태에서의 성능도 안정적이여야 할 것이라는 생각에 테스트 드라이버 출신인 송현철(W.오토메이트)씨에게 운전을 맡겨 함께 '폭풍 터닝'을 해 봤다. J형 터닝과 C 터닝(8자형 터닝) 그리고 드리프트까지 시도했다.

전문적 시험을 위한 장소가 아니여서 평가하기 충분하지는 않았지만 투리스모는 비교적 과격한 운전에 반응을 잘 해주었다.

투리스모 최상위급은 3천만원 중반대여서 경쟁차종 그랜드 급에 비해 1천만원 가량 가격 경쟁력을 가지고 있다.

이를 감안하면 주말과 봄철 나들이 그리고 캠핑을 즐기고 싶은 운전자에게 코란도 투리스모는 매력이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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