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2012] 변상욱 대기자의 대선 칼럼, '일본의 가나가와 프로젝트'

  • 5년 전
[CBS 변상욱 대기자의 대선 칼럼]
'일본의 가나가와 프로젝트'

이번 주는 도대체 어떤 게 시민의 권력이고 시민의 정치냐?
이 물음에 대한 답을 실제 예를 들어 소개할까 합니다.
그 첫 번째는 일본의 가나가와 프로젝트입니다.
1980년 가나가와 현에서 생활 폐수로 강이 오염됐습니다.

주부들이 합성세제 추방 운동을 시작했고 22만 명의 서명을 받아 합성세제 규제하는 조례제정을 청구했습니다.
그런데 모두 기각됐습니다.
22만 명이 요청한 지방조례가 기각이라면 도대체 몇 백만 명이 요청해야 조례가 만들어지는 걸까요?

분노한 주부들이 가나가와 네트워크라는 지역 정치조직과 정치학교를 만들었습니다.
회원 중에 우수한 인재를 뽑아 그 학교에서 정치와 행정, 재정을 과외공부 시켰습니다.
주부회원들은 매달 반상회와 모임을 갖고 지역의 현실과 현안, 숙원사업 등을 토론했습니다.
그 결과는 고스란히 정치학교로 건내져 정책으로 연구되고 선거공약으로 만들어졌습니다.

그 공약을 갖고 대표 선수들이 지방의원 선거에 출마했습니다.
평소 반상회로 다져진 탄탄한 조직력으로 선거자금을 마련해 선거운동에 나섰습니다.
그 결과 1987년 9명 당선, 1991년 18명 당선, 1995년 35명 당선,
1999년 38명 당선, 2003년 39명 당선, 2007년 45명 당선...
물론 가나가와 네트워크는 의회를 장악하는 게 목표가 아닙니다.
정치를 시민 속으로 시민을 정치 속으로 불러들이는 게 목표입니다.
설거지, 빨래에 쓰이는 합성세제를 줄이려던 가정주부들이 결국 여기까지 온 것입니다.
멋지지 않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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