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와 목욕탕 가던 길…9살 손주, 마을버스에 참변

  • 5년 전


할머니 손을 잡고 목욕탕을 가던 길에 아홉 살 배기가 마을버스에 치였습니다.

시민들이 힘을 모아 버스를 들어 올렸지만 끝내 목숨을 잃었습니다.

무단횡단을 하다가 일어난 사고라 손주를 잃은 할머니에게도 버스 운전기사에게도 큰 상처로 남게 됐습니다.

우현기 기자입니다.

[리포트]
달리던 마을 버스가 갑자기 멈춰섭니다.

시민들은 발걸음을 멈추고 버스 아래를 바라봅니다.

곧이어 스무 명이 넘는 시민이 버스를 들어올리려고 합니다.

버스 아래에 깔린 9살 아이를 구하려고 힘을 모았지만, 차체만 흔들릴 뿐 바퀴는 꼼짝도 하지 않습니다.

[김태경 / 사고 목격자]
"소리 지르고 난리도 아니고 아비규환이에요. '영차! 영차!' 하다가 막 (버스가) 움직이다가 결국에는 또 안 되고…."

[박윤호 / 사고 목격자]
"애가 누워있는데, (차마) 볼 수가 없었죠."

마을버스가 아이를 들이받는 사고가 난 건 어제 오후 7시 반쯤이었습니다.

[우현기 기자]
"사고는 횡단보도와는 5m 정도 떨어진 왕복 2차선 차도에서 발생했습니다. 남자 아이는 차도를 먼저 건너간 여동생을 뒤쫓아가다 사고를 당했습니다."

할머니와 함께 친척집에 들른 뒤 사우나를 가던 길에 변을 당한 것입니다.

[경찰 관계자]
"(차도를) 건너가야 하거든요 사우나 가려면. 조금만 더 가면 횡단보도인데, 횡단보도로 건너야 하는데…."

아이는 출동한 소방대원들이 구조장비로 버스를 들어올린 뒤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숨졌습니다.

경찰 조사결과 버스 운전기사는 술을 마시거나 과속을 한 건 아니었습니다.

경찰은 아이를 발견하지 못한 데에 운전기사의 잘못이 있다고 보고 구속영장을 신청했지만, 검찰은 영장을 반려했습니다.

채널A 뉴스 우현기 입니다.

whk@donga.com
영상취재 : 한일웅
영상편집 : 이재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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