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 미니 학교의 골프부…'학교 살리기 한마음'

  • 5년 전
◀ 앵커 ▶

전교생을 다 합쳐도 30명 조금 넘는 농촌의 작은 초등학교가 골프부를 창단했다고 합니다.

시골 미니 학교에 웬 골프부인가 생소하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들여다보면 절실한 사정이 있습니다.

박영훈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수업이 끝나자 연습장에서 구슬땀을 흘리는 5학년생 담이와 지혜.

이 학교 골프부의 단 2명뿐인 선수입니다.

[권지혜/해남 삼산초등학교 골프부]
"세계적인 선수들과 함께 많이 겨뤄 가지고 1등을 하는 게 목표입니다."

[이담/해남 삼산초등학교 골프부]
"저는 최경주 프로같은 훌륭한 선수가 되고 싶습니다."

전남 해남의 이 초등학교가 골프부를 창단한 건 지난 11일.

프로 출신 졸업생 선배가 감독을 맡아 재능기부를 하고, 주민과 동창회, 학교가 손잡고 위원회를 꾸려 지원에 나섰습니다.

골프와는 별 인연이 없던 시골학교가 골프부를 만든 건 위기감에섭니다.

한때 6백 명 넘던 학생 수가 40여 년 만에 서른여섯 명으로 줄면서, 폐교 위기감이 커졌기 때문입니다.

[안혜자/해남 삼산초등학교 교장]
"매년 이렇게 학생 수가 줄어들다 보면 통폐합이 되거나 이렇게 되는 상황에 있기 때문에…"

학교와 주민들은, 장학금도 만들고 전지 훈련팀도 유치하는 등 골프 특성화에 성공해, 멀리서도 찾아오는 학교를 만들겠다는 마음으로 뭉쳤습니다.

[고성주/해남 삼산초등학교 공동체발전위원장]
"자칫하면 (학교가) 없어질 수 있겠다 싶어서 이 학교를 한번 살려보자는 의지가 컸고…"

전교생이 60명이 안 되는 농어촌 초등학교는 전남에서만 240곳…전체의 절반입니다.

올해에도 31개 학교가 신입생이 없어 입학식도 못한 가운데, 작은 농촌 학교의 과감한 시도가 눈길을 끌고 있습니다.

MBC뉴스 박영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