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 사제들의 '수녀 성폭력' 첫 인정

  • 5년 전

◀ 앵커 ▶

전 세계적으로 권력형 성폭력을 고발하는 미투 운동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카톨릭 교회 내에서 사제들이 수녀들을 대상으로 성폭력을 저지른 일이 있었다는 것을 교황이 공개석상에서 처음으로 인정했습니다.

서혜연 기자입니다.

◀ 리포트 ▶

프란치스코 교황이 아랍에미리트 방문을 마치고 돌아오는 비행기 안.

수녀들을 목표로 삼는 사제들에 관한 기자의 질문이 나오자, 교황은 일부 사제와 주교들이 수녀들을 대상으로 성폭력을 저지른 일이 있었다고 밝혔습니다.

[프란치스코/교황]
"모두가 그런 것은 아니지만, (성폭력과 연관된) 그런 신부들과 주교들이 있었습니다."

교황은 전임 베네딕토 16세가 2005년 즉위 직후 성 학대 문제로 여성 수도회 한 곳을 해산시킨 적도 있다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프란치스코/교황]
"더 많은 일을 해야 할까요? 그렇습니다. 그런 의지를 가지고 있나요? 그렇습니다."

교황이 공식 석상에서 사제들의 성폭력을 인정한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전 세계적으로 미투 운동이 이어지고, 교회도 사제들의 성 학대 문제에 직면한 가운데 교황의 발언이 나온 것입니다.

최근 인도와 아프리카, 유럽, 남아메리카 등 지역을 가리지 않고 수녀들에 대한 성 학대 사례가 잇달아 보도됐고, 지난달에는 성폭력으로 수녀에게 고소당한 바티칸 고위 관료가 사임하기도 했습니다.

수녀들을 대변하는 단체인 세계 여자수도회 장상연합회는 수녀들에게 침묵을 강요하는 문화를 공개적으로 비판하고, 수녀들이 피해 사실을 경찰에 신고해야 한다고 촉구한 바 있습니다.

MBC뉴스 서혜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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