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 현장] 혼밥에 지친 1인 가구…함께 집밥 먹어요

  • 5년 전

◀ 앵커 ▶

투데이 현장입니다.

우리나라 전체 가구의 30%가 1인 가구입니다.

혼자 밥을 먹는 사람이 그만큼 많다는 얘기겠죠.

상황이 이렇다 보니 혼밥에 지친 사람들이 집밥을 함께 먹는 모임이 인기를 끌고 있다고 합니다.

고하연 리포터가 다녀왔습니다.

◀ 리포트 ▶

배를 갈고, 채소를 썬 뒤 양념과 버무려 쇠고기를 재우고 고기와 미역을 볶아 국물을 냅니다.

서울 관악구청이 운영하는 이 요리교실의 수강생 7명은 모두 중장년층 남성입니다.

[홍향표/요리교실 참여자]
"몇 번 다니면서 요리가 어떤 것이라는 것, 어떻게 한다는 것도 알게 되니까 요리가 취미처럼 된 것 같아요."

지난 9월 요리교실 문을 열 때 구청이 아예 혼자 사는 남성만을 대상으로 수강생을 모집한 겁니다.

[김지훈/관악구 행운동 복지1팀장]
"혼자서 식사하시는데 외로움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이웃과 함께 요리도 하고 따뜻한 밥 한 끼 나누면서 정을 나눌 수 있는 그런 훈훈한 시간이 됐으면 좋겠다는 의미로…"

불고기와 미역국, 달걀프라이, 샐러드, 김치에 따뜻한 밥 한 공기.

직접 만든 음식으로 상을 차리고 식탁에 둘러앉아 함께 먹습니다.

[이옥남/요리교실 참여자]
"내가 좀 살 맛이 난다니까요. 대화도 하고 음식도 만들고…그래서 내가 오는 거예요."

서울 이태원의 한 가정집.

저녁 식사 시간이 되자 한 명, 두 명, 사람들이 모여듭니다.

손에는 반찬 한가지씩이 들려있습니다.

혼자 사는 사람들이 정기적으로 모여 같이 저녁밥을 먹는 '집밥 모임'입니다.

[오세민/'집밥 모임' 운영자]
"혼자 사는 사람들이 많은데 서로 볼 일이 별로 없잖아요. 직장 다니고 사회 생활하다 보면. 친구들한테 연락도 많이 해서 밥 먹으러 와라, 같이 먹자…"

"머쉬룸(버섯)하고 할라피뇨, 마요네즈하고 치즈 위에 올렸습니다."

각각 갖고 온 반찬을 올려놓으니 한 상이 푸짐하게 차려집니다.

[위선임/'집밥 모임' 참여자]
"집에서 먹을 때는 다양하게 먹기가 어렵잖아요. 여기에는 내가 가진 음식만 딱 가지고 오면은 다양한 음식을 먹을 수도 있고…"

음식만 나눠 먹는 게 아니라 새로운 사람도 사귀는 자리.

"저희 둘이 걸어서 한 3분 거리에 살고 있고요. 이태원 동네에 이사 온 지는 7-8개월 됐어요."

모일 때마다 상이 비좁을 정도로 인기가 많습니다.

[브라이언 신/'집밥 모임' 참여자]
"음식 같이 나눠서 먹는 게 행복이라 생각해서 그래서 혼자서 먹는 것보다 모르는 사람 만나서 얘기하면서 먹는 게 낫지 않을까 생각해서…"

집밥 모임을 한 지 6년이 넘으면서, 1천 명 정도 모임에 참여를 했습니다.

한집에서 살면서 끼니를 같이하는 사람이라는 의미의 식구.

혼자 사는 게 편하긴 하지만 가끔은 함께하는 정이 그리운 사람들이 새로운 식구를 찾고 있습니다.

투데이 현장이었습니다.

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