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짱 영업' 미인가 국제학교…관리 사각지대
  • 6년 전

◀ 앵커 ▶

미국 대학에 진학할 수 있다며 학생들을 모집하는 국제학교가 곳곳에 많이 있습니다.

학원으로 등록해 영업하는 경우도 있고요.

미인가 시설도 적지 않다고 합니다.

한수연 기자입니다.

◀ 리포트 ▶

서울 서초구의 한 빌딩.

저녁 6시쯤, 교복을 입은 아이들이 건물 밖으로 나옵니다.

건물에는 국제 학교 간판이 걸려있습니다.

홈페이지에는 100% 미국 대학 진학이라는 홍보 문구가 적혀있습니다.

미국 대학 진학을 꿈꿨던 정 모 군은 2년 전 이 학교에 입학했습니다.

하지만, 최근 점수가 없는 황당한 성적표를 받았습니다.

학교 측은 "겨울 방학 캠프에 참석하지 않아 그 기간이 포함된 학기의 성적을 줄 수 없다"고 통보했습니다.

[정봉용/정 군 아버지]
"(캠프 비용을) 납입하게 되면 성적 드리는 방안을 고민을 해보겠다, (이건) 돈으로 성적을 사라는 말하고 다를 바 없는 거 아닌가요."

당국에 민원을 제기하자 철회하지 않으면 성적표를 줄 수 없다며 오히려 으름장을 놨습니다.

결국, 자퇴한 정 군은 검정고시를 준비하고 있지만, 현재로서는 국내 대학도 미국 대학도 가기 어려운 처지가 됐습니다.

미인가 국제 학교가 이처럼 학점 인정 등 사실상 학교로서의 교육 행위를 한 사실이 드러나면 폐쇄도 가능합니다.

하지만, 학원으로 등록하거나 아예 입소문 만으로 존재를 드러내지 않고 운영하고 있습니다.

[관할 교육청 관계자]
"인터넷으로 광고하는 모니터링만 하고 있는데, 어떤 신고라든가 이런 거 아니고서는 저희가 적발하기가 어려워요."

연간 학비는 3천만 원에 육박하지만 진학률이 사실인지, 이런 학교가 몇 곳인지조차 파악이 안 됩니다.

[유학원 관계자]
"(문제는) 교사가 검증 안 됐다는 것 하고, 해외로 제대로 가고 있는지도 점검이 안 돼…"

미인가라는 사실을 알면서도 자녀를 보내는 학부모의 욕구와 미인가는 관리 감독 대상조차 아니라는 당국의 무대응 속에 미인가 국제 학교의 배짱 영업은 계속되고 있습니다.

MBC뉴스 한수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