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자 행위 정해지지 않아"…위력 성추행 '인정'

  • 6년 전

◀ 앵커 ▶

성추행 피해 여성이 즉시 항의하지 않았더라도 위력에 의한 성추행이 인정된다는 판결이 잇따르고 있습니다.

안희정 전 지사에게 무죄를 선고한 논리와는 다른 방향의 판결이어서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임현주 기자가 보도합니다.

◀ 리포트 ▶

서울의 한 화랑 대표인 A씨는 자신이 고용한 여직원 2명을 여러 차례 성추행한 혐의로 기소됐습니다.

1심 법원은 "피해자가 성추행 피해 직후에도 가해자 A씨에게 안부문자를 보내고, 계속 갤러리에 출근했던 점" 등을 근거로 강제추행 혐의를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2심을 맡은 서울 중앙지법도 "성추행 피해 직후 피해자가 가해자에게 안부 문자를 보냈고, 또 종전과 같이 계속 출근한 사실을 인정"했습니다.

하지만 "피해자가 당연히 취해야 할 행위가 정해져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그러면서 "피해자들은 자신이 입은 피해에 관하여 생계나 직을 걸지 않고서는 저항하기 어려웠다"며 업무상 위력에 의한 추행을 인정해 A씨에게 징역 8개월의 실형을 선고하고 법정 구속했습니다.

여직원을 성추행한 혐의로 기소된 전직 대학 명예총장에게도, 같은 논리로 실형이 선고됐습니다.

재판부는 "피해자가 성추행을 당한 뒤에도 다른 사람 앞에서 가해자를 칭찬한 사실이 있지만, 일자리를 잃을 수 있다는 두려움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습니다.

"즉시 항의하지 않았다" "일반적인 성추행 피해자 답지 않았다"며 안희정 전 지사에게 무죄를 선고한 재판부의 논리와는 반대되는 판결로 해석됩니다.

이른바 '을'의 지위에서 생계를 걱정해야 하는 성범죄 피해자의 심리가 법원 판결에 적극 반영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MBC뉴스 임현주입니다.

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