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 속 깊이 묻다…세월호 분향소 결국 정리

  • 6년 전

◀ 앵커 ▶

세월호 참사가 발생한 지 9개월 만에 세워졌던 세월호 분향소는 희생자들이 뭍으로 올라와 가족들과 처음 재회한 곳이죠.

팽목항 분향소가 3년여 만에 정리됐는데, 세월호의 아픔이 이대로 잊히는 건 아닌지 유족들은 우려하고 있습니다.

김진선 기자입니다.

◀ 리포트 ▶

세월호에서 희생된 3백 4명의 사진이 하나씩 분향소에서 내려집니다.

수학여행을 가던 18살 학생들, 앳된 얼굴의 영정이 여전히 낯설기만 합니다.

팽목항 분향소 철거에 앞서 자식들의 영정을 돌려받은 부모들은 다시 한 번 무너져내립니다.

[조순애/고 강혁 학생 어머니]
"가슴이 너무 너무 아프고 찢어져요. 내 소중한 자식들이 아이들이 잊혀질까봐…"

팽목항에 분향소가 만들어진 건 참사 아홉 달 만인 2015년 1월.

꼭 3년 8개월 만에 정리가 시작됐습니다.

참사로 중단됐던 진도항 개발사업이 재개되면서 이곳에 여객선터미널이 들어설 예정이기 때문입니다.

당초 세월호가 인양될 때까지 유지하기로 했지만 미수습자 5명이 여전히 수습되지 못한데다 선체조사 등도 이뤄지면서 지금까지 유지해왔습니다.

참사의 상징인 이곳이 잊혀지지 않도록 다른 추모 상징물을 설치하겠다는 약속이 예산 문제 등으로 확정되지 않아 유가족들은 불안해하고 있습니다.

[고영환/고 고우재 군 아버지]
"아이들 마지막으로 받은 자리잖아요. 수학여행 보내고 살아서는 보지 못한 곳이지만 여기가 없어지면 저도 없어지는 거에요."

분향소는 정리되지만 팽목항 방파제에 있는 기다림의 등대 등 일부 추모물은 계속 보존될 예정입니다.

MBC뉴스 김진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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