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는기자]여야 결집 세졌다…사전투표율 역대 최대
  • 16일 전


[앵커]
Q1. 아는기자, 정치부 이현재 기자 나와 있습니다. 사전투표율 굉장히 높았는데, 왜 이렇게 높은 겁니까?

일단 오늘 투표율부터 다시 한번 보겠습니다.

15.6% 로 집계됐는데, 역대 총선 사전투표 첫날과 비교했을 때 가장 높은 수치입니다.

이번 총선에 대한 국민적 관심도가 뜨거운 만큼 양당 결집세가 강해진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옵니다.

2년 전 대선에서 0.73%p 차이로 승패가 갈렸잖아요.

워낙 팽팽한 승부였다보니 이번을 사실상 '대선 2라운드'로 인식해, 야권에서는 "'이번에는' 이겨보자, 여권에서는 "'이번에도' 이겨야 한다"는 심리가 작용한다는 겁니다.

최근 선거들과 비교해보면 사전투표 의향이 확실히 높습니다.

한국갤럽이 진행한 '유권자의식 조사'에 따르면 지난 총선에선 31%가, 지난 대선 때는 30.8%가 사전투표를 하겠다고 했지만 이번 22대 총선에선 42.7%로 더 높아졌습니다.

Q2. 이번선거에서 또 달라진 게 있다고요.

바로 조국혁신당의 등장으로 야권이 먼저 정권심판론으로 결집했기 때문입니다.

윤석열 정권은 심판하고 싶은데, 이재명 대표의 민주당도 찍어주기 싫었던 '반윤·비명' 유권자들이 조국혁신당으로 몰려간 모양새인데요.

셈법이 복잡한 거대 양당과 달리, 오로지 '윤 정권 심판' 기조로 선명성을 부각하는 만큼 이를 바라는 유권자들이 부담없이 찍을 수 있다는 겁니다.

Q3. 국민의힘이 선거 전략도 바꾼 것도 한몫 한다고요.

한동훈 비대위원장이 요즘 유세 현장마다 "사전투표 해달라"고 연일 호소하고 있습니다.

Q4. 보수 정당이 이렇지 않았잖아요?

국민의힘 계열 정당은 과거 선거에서 본투표를 중요하게 여겼습니다.

8년 전 20대 총선 때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도, 4년 전 황교안 미래통합당 대표도 사전투표가 아니라 본투표 날 투표소를 찾았습니다.

지난 총선 당시 민주당은 문재인 대통령 부부와 이해찬 대표 등이 사전투표를 하며 적극 독려한 것과 대비되죠.

하지만 이번에는 한동훈 비대위원장은 물론 지역구 후보 254명 모두 일제히 사전투표에 참여하며 달라진 모습을 보였습니다.

Q4. 왜 이렇게 전략을 수정한 겁니까?

왜 국민의힘이 달라졌나 네 가지 키워드로 정리해봤습니다.

첫 번째. 2030입니다.

사전투표에 많이 참여하는 2030 청년층이 민주당을 떠났다고 국민의힘은 분석했습니다.

[홍석준 / 국민의힘 선거대책위원회 부상황실장]
"통상 사전투표 많이 하는게 2030대 젊은 층과 외지에 있는 분인데, 2030이 민주당, 조국신당 지지하지 않는다는 것 각종 여론조사에서 나타나서."

최근 불거진 양문석 후보 편법 대출 논란, 김준혁 후보 막말 논란 등이 2030 표심 이탈을 부추겼다는 분석입니다.

두 번째는 수개표 도입입니다.

기존에는 개표 사무원이 투표지 분류기를 거친 투표지를 심사계수기에 바로 넣었는데, 국민의힘 주도로, 이 사이에 수개표 절차를 집어넣었죠.

사전투표에서 부정선거가 발생할 수 있다는 보수 지지층 일부의 불신을 불식시킨 거죠.

세 번째, 하루보다 사흘입니다.

최근 한동훈 위원장이 "하루 싸우는 사람이 3일 싸우는 사람을 이길 수 있냐"고 했죠.

지지층이 3일 내내 투표장에 많이 나와야 여권 파이 자체가 커진다는 겁니다.

네 번째, '역전 우려'입니다.

지난 총선 곳곳 박빙 지역에서, 사전투표함이 개봉되며 역전당한 사례가 많았거든요.

경남 양산을의 경우 민주당 김두관 후보가 1,523표 차이 신승했는데, 사전투표에서 5천 표 정도 이기면서 역전한 결과입니다.

부산 사하갑도 민주당 최인호 후보가 단 697표 차이로 이겼는데, 역시 사전투표에서 4,600표 정도 이긴 덕분이었습니다.

결국 사전투표에서부터 표를 최대한 모아 놔야 이런 일을 방지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거죠.

Q5. 사전투표율, 잡으려는 양당 전략이 뭐죠?

양당 모두 '분노'를 자극하는 전략을 쓰고 있습니다. 

이재명 대표가 오늘 대전에서 사전투표를 했잖아요.

R&D 예산 삭감과 카이스트 입틀막 사건 등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분노를 자극하려는 의도죠.

한동훈 위원장은 이화여대와 연세대 등 대학가가 밀집한 서울 신촌에서 사전투표를 했죠.

김준혁 후보의 이대생 성상납 발언 등 막말 파문과 양문석 후보의 부동산 논란을 부각하며 부동층이 많은 것으로 알려진 2030 표심을 조금이라도 더 끌어가겠다는 전략입니다.


이현재 기자 guswo1321@ichanne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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