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줄이라도 더…" 단색화의 거장 박서보 화백 별세

  • 7개월 전
"한 줄이라도 더…" 단색화의 거장 박서보 화백 별세

[앵커]

한국 단색화의 거장 박서보 화백이 92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났습니다.

한국 현대 추상미술 발전에 선구적인 역할을 하며 한국 현대미술의 변천을 선도한 작가입니다.

백길현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한국 현대미술의 아버지, 단색화의 거장 박서보 화백이 92세를 일기로 별세했습니다.

박 화백은 올해 2월 자신의 소셜 네트워킹 서비스를 통해 폐암 판정 사실을 알리며 "캔버스에 한 줄이라도 더 긋고 싶다"는 작업 의지를 드러낸 바 있습니다.

아흔을 넘긴 나이에도 창작 열정을 불태운 박 화백.

"내 인생이 앞으로 지구에 살아 있을 시간이 별로 많지가 않거든요. 죽어서 후회하지 않으려고 무덤속에 가서 후회하지 않으려고 지금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박 화백은 마치 수행하듯 캔버스에 무수히 많은 선을 긋는 '묘법'으로 자신만의 작품 세계를 구축했습니다.

연필로 수없이 많은 선을 긋는 전기 묘법시기를 지나 한지와 색채를 재발견 해내고, 자연의 색을 입한 유채색 작업까지 변화를 거듭해왔습니다.

"나는 그림은 수신을 위한 수행의 도구다. 그렇게 생각했습니다. 나는 오히려 나를 드러내고 표현하는게 아니라 비워내자는 쪽이니까 자기네(서양) 미술사에는 전혀 없는 일을 하기 때문에…"

한국의 추상미술과 단색화를 대표하는 작가로, 지난 10년간 세계 미술계에서 한국 단색화의 예술적 가치가 높이 인정받은데에는 박서보 화백의 역할이 컸다는 평가입니다.

열정적인 작품 활동으로 국내외에서 수많은 개인전을 열었고 미국 뉴욕현대미술관과 구겐하임 미술관, 프랑스 파리 퐁피두센터 등 세계 유명 미술관이 고인의 작품을 소장하고 있습니다.

생의 마지막 순간까지 수행하듯 캔버스에 선을 긋던 박 화백의 빈소는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됐습니다.

연합뉴스TV 백길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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