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와이 산불 원인 공방…손배소송 당한 전기회사 "전선 탓 아냐"

  • 8개월 전
하와이 산불 원인 공방…손배소송 당한 전기회사 "전선 탓 아냐"

[앵커]

최악의 인명 피해를 낸 하와이 산불이 발생한 지 20일이 지났습니다.

산불 원인을 두고 공방이 벌어지고 있는데요.

당국은 전기 공급회사를 산불 원흉으로 지목해 소송을 걸었는데 이 회사가 조목조목 반박에 나섰습니다.

샌프란시스코에서 김태종 특파원입니다.

[기자]

하와이에 전기를 공급하는 회사 '하와이안 일렉트릭'. 앞서 마우이 카운티 당국은 지난 24일 이 회사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미 기상청의 허리케인 적색경보가 있었는데도 하와이안 일렉트릭이 전원을 차단하지 않아 강풍에 끊긴 전선이 산불을 일으켰다는 이유입니다.

주민들 증언도 있었습니다.

"거리 맞은편에서 펑 소리가 나는 걸 들었어요. 그러자마자 땅에서 지지직, 전기 소리가 들렸죠. 전력선이 둥글게 말리더니 마른 풀밭에 떨어졌고, 스파크가 일더니 불이 났습니다."

그러자 이 전력회사는 보도자료를 내고 당국 주장을 반박했습니다.

당초 지난 8일 오전에 첫 산불이 있었는데 이때는 소방 당국이 출동해 완전히 진화됐다고 선언한 뒤 현장을 떠났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같은 날 오후 3시 직전 라하이나 중학교 인근 들판에서 다시 산불이 났는데 이때는 6시간 넘게 전기 공급을 차단한 시점이었다는 겁니다.

전력회사는 전력이 끊긴 상태에서 현장에 나가 있던 직원들이 작은 산불을 목격하고 즉시 신고했다고 덧붙였습니다.

실제 라하이나 마을 일대를 쑥대밭으로 만든 산불은 이날 오후에 발생한 화재로 알려져 있는데 이는 자사 과실로 인한 게 아니라는 주장입니다.

하와이안 일렉트릭의 대표(셸리 키무라)는 "마우이 카운티가 자체 조사 전에 성급하게 소송을 제기한 데 대해 실망했다"며 "소송은 무책임하다"고 주장했습니다.

뉴욕증권거래소에 상장된 이 회사의 주가는 하와이 산불 발생 이후 70% 넘게 폭락했다가 반박 자료를 낸 다음 날 40% 넘게 급등했습니다.

한편 주요 피해지역인 라하이나 수색은 99% 완료된 상태로, 현재까지 확인된 사망자 수는 115명, 재산 피해는 7조∼8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습니다.

샌프란시스코에서 연합뉴스 김태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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