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는기자]민주, 자유투표라더니…부결 몰표

  • 11개월 전


[앵커]
아는기자, 아자 시작합니다. 정치부 김철중 기자 나왔습니다.

Q1. 민주당 의원들 자유투표라고 하더니 거의 대부분이 부결표를 던졌어요. 민주당 의원들은 알고 있었나요?

민주당 지도부는 이번에도 당론을 정하지 않고 자율 투표를 진행했는데요.

오늘 오전까지만 하더라도 이번에는 가결 될 수 있다는 분위기가 많았던 게 사실입니다.

전당대회 돈봉투 사건부터 김남국 의원 코인 논란까지 연이어 당의 도덕성에 타격을 입은 상황에서 이번만큼은 달라진 모습을 보여한다는 이유였습니다.

하지만 뚜껑을 열어보니까요.

국민의힘이나 정의당 등이 모두 찬성했다는 가정했을때 민주당에서는 15명 안팎만 찬성표를 던진 걸로 추정됩니다.

Q2. 164명 중 90%가 반대한 겅요. 방탄 욕먹으면서도 민주당 의원들 왜 다들 부결 던진 거에요?

민주당 의원들의 얘기를 들어보니까요.

체포동의안 요청 이유를 설명한 한동훈 법무부 장관의 이 발언을 결정적 이유로 꼽았습니다.

[한동훈 / 법무부 장관]
"돈봉투 돌린 혐의를 받는 사람들의 체포 여부를, 돈봉투 받은 혐의를 받는 사람들이 결정하는 것은, 공정하지도 공정해 보이지도 않습니다."

민주당 의원들 또는 전체를 마치 법죄집단으로 몰아가는 한 장관의 발언에 부결쪽으로 마음을 돌렸다는 겁니다.

하지만 한 장관이 콕 집은 이 부분이 실제로 의원들의 걱정거리였다는 해석도 나옵니다.

검찰이 윤관석 의원에게 돈을 받은 의원을 찾기 위해 29명의 국회 출입기록을 확보해갔잖아요.

만약 실제 돈을 받은 의원들이라면 두 의원의 체포동의안이 가결될 경우 다음 타깃은 자기가 될 수 있다는 불안감 때문에 선뜻 찬성표를 던지지 못했을 거라는 겁니다.

여기에 최근 민주당 의원을 겨냥한 수사가 이어지면서 나도 언젠가 당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컸다는 이야기도 나왔습니다.

한 수도권 민주당 의원은 "최근 한 장관의 개인정보 유출 관련 최강욱 의원을 압수수색하자 해도해도 너무한다는 기류가 많았다"고 전했습니다.

Q3. 늘 그렇듯 동료 의원에 대해 팔이 안으로 굽은 것도 있겠죠.

두 의원은 지난 3일 탈당한 이후에도 열흘 내내 동료 의원들에게 친전이나 전화로 억울함을 토로해왔는데요.

오늘 윤관석 의원은 의원총회장 앞에서 연신 고개를 숙이며 의원들에게 체포동의안 부결을 읍소하기도 했습니다.

실제 의총장에서는 이들을 향한 수사가 너무하다는 옹호 의견도 나왔다고 합니다.

Q4. 한동훈 장관도 역시나 그렇듯 오늘 강도가 셌어요. 민주당 의원들이 반발할 걸 알고도 그랬겠죠?

민주당 일각에서는 한 장관의 의도된 발언에 말려들었다는 평가도 나왔는데요.

이번 체포동의안을 놓고 당 내에서는 "돈을 받은 사람을 특정 못하고 있다"며 체포동의안이 가결되어도 법원에서 영장을 기각시킬 가능성이 크다고 봤는데요.

오늘 국회에서 부결되면서 민주당이 방탄 독박을 다 쓰게 됐다는 겁니다.

한 비명계 의원은 "한 장관 입장에서는 영장 기각 부담은 덜고, 방탄 이미지를 씌워 정치적 이득은 다 얻어 간 꼴" 이라고 평가했습니다.

Q5. 실제로 돈봉투, 코인 당 쇄신으로 가결시킬 걸로 예상됐던 거 아닙니까.

맞습니다.

아무래도 당의 쇄신 의지가 약해졌다고 볼 수밖에 없어보입니다.

그 이유는 오늘 발표된 여론 조사 결과에서 찾아볼 수 있는데요.

이달 초 김남국 의원 코인 논란으로 주춤했던 당 지지율이 다시 회복되는 모양새입니다.

이렇다 보니 내년 총선에 대한 위기감이나 당의 쇄신에 대한 부담이 줄었들게 됐는데요.

이래경 혁신위원장 사퇴 이후 처음 열린 오늘 민주당 의총도 별다른 소득 없이 끝났는데요.

의원들 밥그릇 싸움인 상임위원장 배분 기준을 주로 얘기하다 보니 정작 체포동의안 표결이나 혁신위원장 인선에 대한 언급은 많지 않았다고 합니다.

Q6. 윤관석 의원에게 돈을 받은 것으로 추정되는 29명 수사는 어떻게 되는 거에요?

일단 윤관석 이성만 의원은 영장 재청구 없이 불구속 기소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이론적으로 영장을 다시 청구할 수 있지만 현실적으로 통과가 어렵다고 보는 겁니다.

검찰은 부결 이후 차질없이 수사를 하겠다고 밝혔지만 두 의원에 대한 신병 확보가 어려워지면서 돈을 받은 현역 의원에 대한 수사에도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녹취파일과 진술을 통해 돈을 받았다고 의심가는 의원들을 일단 특정한 것으로 전해지면서 수사는 계속될 걸로 보입니다.

Q7. 민주당이 뭐라 한들 사실 방탄 국회라는 비판은 피하기 어려운 거 아닙니까?

맞습니다.

이재명 대표의 체포동의안 때 당시 민주당에서는 "야당 대표를 향한 정치 탄압인 만큼 일단 지켜줘야 한다"라는 논리를 폈는데요.

이번 전당대회 돈 봉투 사건은 그런 논리조차 성립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많습니다.

생생한 녹취록까지 공개됐죠.

자신도 언제 당할지 모른다는 위기감이든, 아니면 동료 의원에 대한 동정표이든, 방탄용 표결이라는 비판을 피하기는 어려워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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