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고 없이 분향소 찾은 행안부 장관‥유족 "도둑 조문" 반발
  • 작년
◀ 앵커 ▶

설 하루 전인 오늘,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이 예고 없이 10.29 참사 시민분향소를 찾았습니다.

당시 현장에는 유족 두 명만 남아 분향소를 지키고 있었는데요.

유족들은 이 장관이 반성과 사죄도 없이 '도둑 조문'을 했다며 크게 반발했습니다.

이유경 기자가 보도합니다.

◀ 리포트 ▶

오늘 오전, 10.29 참사 시민분향소.

검은 코트 차림의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이 분향소 앞에 섰습니다.

수행원 2명과 함께 이곳을 찾은 이 장관은 조화를 들고 희생자 영정 앞을 옮겨가며 고개를 숙였습니다.

10.29 참사 이후 이 장관이 녹사평역 시민 분향소를 찾은 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하지만, 설 연휴 첫날인 오늘 분향소를 지키고 있던 유족은 단 두 명.

유족들은 크게 당황했습니다.

## 광고 ##[시민대책위 관계자]
"지금 오늘 유가족분, 지금 밖에 나와 계신 분 두 분밖에 아직 안 오셨어요. 그냥 막 열어보지 마시구요."

유족을 만난 이 장관은 고개를 숙였지만, 싸늘한 반응이 돌아왔습니다.

[이상민/행정안전부 장관]
"어쨌든 이런 젊은 청년들을 잘 지켜주지 못해 죄송합니다. 정부가 할 수 있는 일은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

1분가량 대화를 마친 이 장관은 곧바로 자리를 떴습니다.

"사퇴하세요! 사퇴하세요!"

유족 측은 행안부가 이틀 전쯤 이 장관의 방문 의사를 전해왔지만 구체적인 일시나 방문 내용은 알려주지 않았다며, 이 장관이 '도둑 조문'을 했다고 반발했습니다.

[이종철/유가족협의회 대표]
"저희들이 말씀드렸던, 요구했던 '뭐라도 들고 오셔서 우리들한테 얘기를 하셔야 될 거 아닙니까'라는 얘기를 했는데도 불구하고 이렇게 몰래 오셔서…"

행안부 관계자는 "이 장관이 몇 차례 유가족 면담을 요청했지만 성사되지 않았다"며, "설 전에 분향하고 유가족이 계시면 만나려고 간 것"이라고만 밝혔습니다.

MBC 뉴스 이유경입니다.

영상제공 : 오마이뉴스·이태원참사 시민대책회의 / 영상편집 : 권나연영상제공 : 오마이뉴스·이태원참사 시민대책회의 / 영상편집 : 권나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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