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약탈 곡물 사지 말라"…미국, 각국에 협조 요청

  • 2년 전
"러 약탈 곡물 사지 말라"…미국, 각국에 협조 요청

[앵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서 약탈한 곡물을 국제 시장에 내놓고 있다며 미국이 사지 말라고 경고하고 나섰습니다.

하지만 세계 곳곳에서 식량 위기가 높아지는 가운데, 극심한 식량난을 겪고 있는 아프리카 나라들은 장물을 외면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한미희 기자입니다.

[기자]

지난 5월 터키 보스포러스 해협을 통과하고 있는 러시아 국적의 벌크 화물선입니다.

이 배는 며칠 뒤 시리아의 항구에 정박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베이루트 주재 우크라이나 대사관은 이 배에 실린 곡물이 러시아가 새로 점령한 우크라이나 저장고에서 약탈한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미국은 러시아가 장악한 크림반도에서 출항한 선박 10여척에 실린 밀을 장물로 의심하고 항로를 추적 중입니다.

이 선박들이 목적지를 숨기기 위해 무전기를 끈 상태에서 지중해를 건넜고, 터키와 시리아 등에 정박한 사실도 확인했습니다.

미국은 러시아가 국제 시장에 내놓은 일부 곡식이 장물이라는 내용의 외교 문서를 아프리카 등 14개 나라에 보냈다고 뉴욕타임스는 전했습니다.

하지만 식량난에 처한 국가들은 헐값에 나온 우크라이나산 밀에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케냐의 싱크탱크 HORN 국제전략연구소의 하산 카넨제 소장은 식량난이 극심하기 때문에 곡식의 출처가 어디인지는 문제가 되는 상황이 아니라고 지적했습니다.

유엔은 세계 곳곳에서 식량 위기가 임박했다고 경고하고 나섰습니다.

가뭄과 홍수 등 기후 충격에 따른 식량 생산 감소와 경제 불안, 물가 상승이 동시에 발생한 지역에서 우크라이나 전쟁의 영향이 특히 심각하게 나타날 것이라고 우려했습니다.

앞서 푸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곡물을 운반하는 선박의 운항을 막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지만, 실제로는 흑해의 즈미니섬에 대공 방어망을 배치하는 등 해양 봉쇄를 강화하고 있다고 영국 국방부는 전했습니다.

연합뉴스TV 한미희입니다.

#식량위기 #우크라이나 #항구봉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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