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랑야랑]안민석, 국회에서 “주님” / 원희룡의 셀프 청문회
  • 2년 전


[앵커]
Q. 여랑야랑, 정치부 김민지 기자와 함께합니다. 첫 번째 주제 보겠습니다. 민주당 안민석 의원이 교회에서 기도를 하고 있네요.

사실은 교회가 아니라 '국회'였는데요.

어제 국회 본회의장에서 검찰청법 개정안에 대한 무제한 토론에 참석해 한 말입니다.

[안민석 / 더불어민주당 의원 (어제)]
"기획 수사의 칼날을 피하지 못하고 억울함을 견디지 못하고 지난해 저세상으로 떠난 바로 우리들이 사랑했던 김재윤 의원. 주님, 스테파노 형제에게 자비를 베풀어주소서."

Q. 스테파노가 고 김재윤 전 의원의 세례명인가 보군요.

네, 김 전 의원이 2015년 과도한 검찰 기획 수사를 받았다며 '검수완박' 필요성을 강조했고요.

본인 역시 정유라 씨의 승마 특혜 의혹을 제기했다가 기획 수사를 받았다고도 했습니다.

Q. 무제한 토론이라는 의미가 무색하게 7시간 만에 끝났죠.

네, 민주당의 이른바 회기 쪼개기로 토론은 밤 12시에 자동 종료 됐는데요.

길지 않은 그 시간마저도 고성으로 얼룩졌습니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어제)]
"요새는 물도 한 컵 안 주시나요?" (물 좀 갖다 드려요)

(현장음) "합의사항 지키세요!"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어제)]
"(회의장이) 너무 소란스럽습니다." (빨리 하세요!)

"민주당의 검수완박 원안은 기만적인 정치공학의 산물입니다." (합의안이야 합의안!)

"나 물 한 컵만 더 주시겠습니까?"

계속 야유가 쏟아지자 비아냥으로 응수하기도 합니다.

[김웅 / 국민의힘 의원 (어제)]
"그 자리 앉아서 그렇게 이야기한다고 제가 방해받겠습니까? 네? 참~내. 다음번에 소수당 되셔서 필리버스터 할 때 그때 이야기하세요. 그때 기회 있으실 겁니다. 아이고 참 재밌네요."

Q. 사생결단식으로 밀어붙이고 막고 하더니, 정작 회의장은 허전하네요.

상대 당 의원들이 발언할 때 회의장을 떠나서 그렇습니다.

일부는 삼삼오오 모여 얘기를 나누거나 통화를 하고 뉴스를 검색하기도 했는데요.

자기 말만 하고 남의 말을 듣지는 않으니 토론이라는 말도 어색해 보입니다.

Q. 다음 주제 보겠습니다. 원희룡 국토부 장관 후보자가 셀프 청문회를 열었다고요?

네, 국회 청문회는 다음 주 월요일인데, 그 전에 SNS로 들어온 질문에 스스로 답을 한 겁니다.

어떤 질문이 나왔는지 보시죠.

Q. 서울대에 수석 입학하셨습니다. 야학 활동도 하시고 훌륭하게 하시다가 갑자기 노상 방뇨를 하시고 이를 나무라는 가게 주인을 폭행, 경찰도 폭행.

[원희룡 /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 (어제)]
"지금 생각해도 부끄럽고 할 말이 없습니다. (당시 상황에 대해) 할 말이 없는 건 아니죠. 근데 그걸 얘기하는 게 지금 무슨 의미가 있겠습니까."

Q. 지금 뭐 화장실 잘 가시죠?

Q. 그럼 된 거 아니겠습니까, 여러분?

Q. 찾아보니, 자신이 운영하는 채널에서 셀프로 했더라고요. 썸네일이라고 하나요? 첫 화면에 노상 방뇨 사건과 전두환 큰절이라고 쓰여 있던데요.

네, 15년 전 전두환 전 대통령에게 한 큰절에 대해서도 해명했습니다.

Q. 그 사진이 아직도 영구 박제돼 있습니다, 지금.

[원희룡 /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 (어제)]
"김영삼, 김대중, 전두환 전직 대통령을 다 돌면서 세배를 드렸고 아부하거나 이런 게 전혀 없어요. 그 이후로 특히 사람이나 정치인한테는 절 안 합니다."

Q. 보니까 장난스럽다는 느낌이 들던데요. 진짜 인사청문회는 그렇게 안 하겠죠.

네, 웃고 떠드는 진행 방식을 두고 검증 절차를 희화화하는 것처럼 비치진 않을지 우려가 나옵니다.

영상에는 "체통 좀 지키라"는 댓글도 달렸는데요. 

원 후보자의 셀프 청문회, 자신에 대한 정치적 논란을 해명하는 데 방점이 찍혀 있었죠.

집값을 어떻게 잡을 건지, 교통 환경을 어떻게 개선할 건지 궁금한 게 많은데 국회 청문회에서는 진지하게 답변해 주길 바랍니다. (진지하게)

Q. 전임 정부 김현미 장관을 포함해서 정치인이 국토부장관 전문성이 있냐 불안해하는 국민도 있다는 점도 잊지 않으면 좋겠네요. 여랑야랑이었습니다.

구성: 김민지 기자·김지숙 작가
연출·편집: 정새나PD·배영진PD
그래픽: 박정재 디자이너


김민지 기자 m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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