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인 98% 대피…아프간 조력자들은 대거 남겨져

  • 3년 전
미국인 98% 대피…아프간 조력자들은 대거 남겨져

[앵커]

미국이 아프가니스탄 철수 작전 때 아프간인 조력자 상당수를 대피시키지 못했다는 미 언론 보도가 잇따르고 있습니다.

미국인은 거의 다 빠져나온 것과 대비되면서 보호에 소홀했던 것 아니냔 비판이 나오는데요.

워싱턴 이경희 특파원입니다.

[기자]

지난 달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아프가니스탄에서 미국인은 물론 미국을 도운 현지 조력자들의 대피도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미국인들을 대피시키는 것보다 중요한 일은 없습니다. 인정합니다. 그러나 특별이민비자 보유자와 같은 현지에서 미국을 도운 사람들도 똑같이 중요합니다."

그러나 대피 작전이 끝난 지금 98%가 대피에 성공한 미국인과 아프간 현지인의 상황은 대조적입니다.

지금까지 미국이 동맹국들과 함께 대피시켰다고 밝힌 인원 12만 여명 가운데 절반가량이 아프간인인데, 워싱턴포스트는 이 중 미국이 현지 조력자에게 발급하는 특별이민비자, SIV 보유자는 7천 명에 불과하다고 국방부를 인용해 보도했습니다.

현지 조력자와 그 가족을 포함한 SIV 대상 인원이 8만 여명인 것을 감안하면 대피에 성공한 인원은 10분의 1에도 못 미치는 수준입니다.

물론 미국이 아직 파악하지 못한 경우가 있을 수 있지만 현재까지 드러난 정황으로 볼 때 다수가 현지에 남겨진 것으로 보입니다.

미 국무부 고위 당국자도 미국에 협력한 현지인 다수가 아프간에 남겨진 것 같다고 시인했다고 CNN방송이 전했습니다.

이 당국자는 대피 초기 SIV 신청자에 우선순위를 두려 했지만 여건상 인력과 시간이 부족했고 결국 나중에는 미국인 대피를 최우선으로 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습니다.

미국이 자국민을 우선하며 공포와 불안에 떨고 있는 아프간인 대피에 소홀했다는 비판을 받을 수 있는 대목입니다.

워싱턴포스트는 미래의 동맹이 되길 원하는 나라에 미국은 최종적으로 그들을 보호하지 못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줄 수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또 미국으로 온 아프간인 다수가 '인도적 가입국자' 신분이어서 난민에 적용되는 혜택을 주지 못하는 제도적 맹점이 있다고도 지적했습니다.

워싱턴에서 연합뉴스TV 이경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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