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 “집단면역 조기 달성”…3가지 따져보니
  • 3년 전


대통령은 방역과 관련해서 어제 세 가지 약속을 했는데요.

실제로 그게 가능한지 경제정책산업부 서상희 기자와 짚어보겠습니다.

Q. 먼저 대통령이 이렇게 말했습니다. 추석 전, 그러니까 9월 말까지 3600만 명 1차 접종을 마치겠다. 이거 가능합니까?

가능한지 계산해 보죠.

3천600만 명, 우리나라 인구의 70%입니다.

이 중 어제까지 1차 접종한 사람은 2천137만명, 약 41%입니다.

남은 1천463만 명이 9월까지 맞으면 됩니다. 

Q. 이 사람들이 맞을 백신이 충분해야 하잖아요.

네. 그럼 우리가 가진 백신이 얼마인지 보시죠.

현재 남아있는 물량, 화이자 414만회, 모더나 161만회이구요.

내일 화이자 160만회 분이 더 들어오는데 이를 더하면 735만 회분입니다.

1천463만 명의 절반 가량 접종이 가능한 건데요.

나머지 절반은 이번 달, 다음 달에 들어올 화이자로 1차 접종에 주력하겠다는 전략입니다.

화이자가 전체 백신 중 계약량이 가장 많거든요.

이를 위해 2차 접종을 2주씩 미루고 50대 주력 백신을 모더나에서 화이자로 바꾸는 땜질식 처방을 택했습니다.

Q. 결국 2차 물량을 1차로 돌려서 목표를 맞춘다는 건데요. 그렇다면 11월까지 전 국민 70% 2차 접종을 맞혀서 집단 면역을 이루겠다고 했잖아요. 지금 2차 접종율은 15.4% 밖에 안 되거든요. 그건 가능한가요?

대통령은 집단면역 시기를 앞당기겠다는 청사진을 밝혔죠.

하지만 오늘 방역당국의 얘기는 조금 달라졌습니다.

브리핑에서 "8월 이후, 통보받은 정도의 모더나 물량이 들어온다면, 11월 70% 이상 접종완료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 라고 한 겁니다.

11월 집단면역에 '모더나'가 더 들어와야 한다는 조건이 붙었습니다.

하반기 화이자 물량이 충분히 들어오더라도, 1차 때 모더나를 맞은 사람은 2차 접종에도 모더나를 맞아야 하기 때문입니다.

Q. 대통령이 또 이런 말을 했습니다. "고강도 방역 조치를 완화하는 새로운 방역 전략을 추진할 수 있다", 자영업자들은 기대할 만한 이야기인데, 이건 언제 가능하겠습니까?

문 대통령도 조건을 달았습니다.

코로나 확산세 잡고, 백신 접종률 높이면 완화할 수 있다는 겁니다.

하지만 당장 전파력 강한 델타변이 바이러스 때문에 4차 대유행이 언제 잡힐지 방역당국도, 전문가들도 예측을 못합니다.

앞에서 보신 것처럼 백신 접종 완료율을 높이는 것도 녹록치 않습니다.

"짧고 굵게"를 외치며 시작했던 수도권 거리두기 4단계는 한 달째 이어지고 있죠.

수도권 1주일 일평균 확진자 수가 900명 밑으로 내려가면 4단계 완화할 수 있다고 했는데 이조차 언제인지 알 수 없습니다.

Q. 마지막으로 대통령은 이런 말을 했습니다. “국산 백신 개발에 더욱 속도를 내겠다‘, 빨라야 내년 2분기 출시 가능하다고 전해드렸는데, 흔히 말하는 mRNA 방식 백신 개발은 더 요원하다고요?

최근 가장 각광을 받는 백신은 mRNA 백신입니다.

화이자, 모더나 백신이 바로 mRNA 백신인데요.

3상 승인 받은 SK 바이오 백신은 이것과는 다른 방식의 백신입니다.

우리나라의 mRNA 백신 개발 단계를 보면 임상 승인을 받은 한 곳이 있습니다. .

하지만 이제 1상에 들어간 수준이고요.

제약회사들이 국산 mRNA백신 만들겠다며 힘을 합친 K-mRNA 컨소시엄 출범도 지난 6월 말로 이제 막 시작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백신을 만들더라도 FDA 승인 등, 국제적 인정도 받아야 하기 때문에 언제쯤 쓸 수 있을지는 예측하기도 쉽지 않은 상황입니다.

국산 백신 개발. 집단 면역도 달성. 물론 중요하죠.

하지만 지금 눈 앞에 백신이 당장 급한 상황에서 현실과 동 떨어진 대통령의 발언, 방역 신뢰를 흔든다는 지적입니다.

서상희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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