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진강 수해 조사 최종 발표…"맹탕 보고서" 논란

  • 3년 전
◀ 앵커 ▶

지난해 섬진강 일대 발생한 수해 피해의 원인을 두고 섬진강댐 방류로 인한 인재인지 기록적인 폭우로 인한 재난이었는지 논란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전문적인 조사 기관의 용역까지 실시됐지만, 조사 결과를 두고 논란만 가열되고 있습니다.

우종훈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지난해 8월 섬진강 유역에서는 사흘간 쏟아진 집중호우로 2천 1백여 세대의 이재민이 발생했습니다.

섬진강 댐의 과도한 방류 때문인지 많게는 400밀리 넘게 내린 비 때문인지 피해 원인을 두고 논란이 일자 정부는 조사위원회를 꾸렸습니다.

조사를 맡은 한국수자원학회 등은 7개월 만에 결과를 발표하며 중앙정부와 자치단체, 수자원공사의 직간접적 책임을 인정하면서도,

댐 방류에 대한 매뉴얼이 없고 다른 지역 다목적댐에 비해 섬진강댐의 홍수저장역량, 즉 '물그릇'이 작기 때문이라는 등 법, 제도의 미비점을 강조했습니다.

[배덕효/한국수자원학회장]
"(섬진강댐) 그릇이 워낙 적기 때문에 제도적이나 기술적으로 홍수조절 역량을 충분히 확보하지 못했다."

## 광고 ##하지만 일부 전문가들 사이에서 이해할 수 없다는 목소리가 나왔습니다.

섬진강댐 방류로 인한 피해가 얼마나 되는지 빠졌고, 댐 방류로 인한 피해가 분명한데도 책임 주체인 국가물관리위원회와 환경부 등 상급기관에 책임을 묻는 내용도 없다는 겁니다.

[박영기/전북대학교 토목공학과 교수]
"사전 방류가 미실시된 부분이 가장 큰 원인이고 초기 수위를 높게 유지해서 홍수기 말에 저수용량을 확보하는 것을 안 했기 때문에 (발생했습니다.)"

구례군을 비롯한 섬진강 유역 주민들의 반발도 이어졌습니다.

주민들은 이번 조사가 구체적인 원인과 책임 주체를 밝히지 못한 '맹탕' 조사였다면서, 국가가 배상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김창승/섬진강 수해원인 조사협의회 구례주민대표]
"댐에 대해서 관리 규정은 준수했으나 어쩔 수 없는 그런 부분이기 때문에 복합적으로 작용한 수해다. (발표된 내용은) 누구 한사람 책임지는 소재가 없고, 주체가 없는 그런 '맹탕' 보고서고 책임 회피용 보고서입니다."

조사위원회는 조사 용역 결과를 바탕으로 다음달 환경부에 이를 최종 보고할 예정인데, 당초 쟁점이 됐던 내용들에 대한 이견이 여전한 상황이어서 논란은 당분간 계속될 전망입니다.

MBC뉴스 우종훈입니다.

MBC 뉴스는 24시간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 전화 02-784-4000
▷ 이메일 mbcjebo@mbc.co.kr
▷ 카카오톡 @mbc제보

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