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론 허술한 가림막, 뒤로는 중장비…예고된 인재

  • 3년 전
앞으론 허술한 가림막, 뒤로는 중장비…예고된 인재

[앵커]

이번 사고 역시 예고된 인재였습니다.

공사 계획도 주먹구구식이었고, 안전 관리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버스 정류장만 옮겼어도 대규모 참사만은 막을 수 있었을 것이란 지적이 나옵니다.

홍정원 기자입니다.

[기자]

속도를 줄이며 잠시 멈춰선 버스 위로 건물이 무너집니다.

버스 정류장을 그냥 지나간 바로 옆 버스는 찰나의 차이로 참변을 면했습니다.

정류장만 옮겼더라도 참사는 피할 수 있었습니다.

"(양쪽 인도만 막았다는 거죠?) 네. 그렇게 그분들이 말씀을… (도로는 막지는 않았고요?)네, 네."

왼쪽은 2년 전 서울 잠원동 외벽 붕괴 사건 당시 모습입니다.

날짜와 장소만 다를 뿐, 이번 광주 참사와 비교하면 건물이 무너진 형태가 거의 판박이입니다.

쏟아지는 건물 잔해에 이번에도 얇은 쇠파이프와 천으로 만든 조잡한 가림막은 아무런 힘도 쓰지 못했습니다.

앞으로 무너져내린 건물 뒤로는 흙으로 쌓아올린 언덕입니다.

이 언덕으로 중장비가 오가며 건물은 넘어진 도로 쪽으로 힘을 받았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중간층을 먼저 건든 정황도 나타났습니다.

위에서부터 철거가 이뤄져야 하는 건 상식 중 상식입니다.

"우리나라에 해체지침서도 있는데 그 기본적인 원칙조차도 따르지 않은 사고였던 것 같습니다. 주먹구구식으로 하부부터 건드려서 건물 전체가 넘어간 걸로 판단됩니다."

철거를 하던 작업자들은 붕괴 직전 사고를 예감했습니다.

현장을 뜨기 전 신고 한 번만 했더라면, 도로만 막았더라면 피할 수 있었던 참사입니다.

철거 계획부터 관리 감독, 마지막 순간 대처까지, 그야말로 예고된 인재였다는 지적입니다.

연합뉴스TV 홍정원입니다. (zizou@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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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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