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채 잡고 물 뿌리고…CCTV 찍힌 것만 2백여 건

  • 3년 전
◀ 앵커 ▶

이번에는 인천의 한 어린이 집 교사들의 집단 학대 의혹입니다.

장애가 있는 아이를 포함해 원생을 집단으로 학대한 혐의로 교사 여러 명이 경찰 조사를 받고 있는데요.

CCTV로 확인된 학대 의심 장면만 2백 건이 넘습니다.

임상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인천 서구의 한 국공립어린이집.

한 보육교사가 커다란 베개를 공중에서 한 바퀴 돌리더니 아이에게 휘두릅니다.

아이는 힘없이 그대로 넘어집니다.

뛰어다니는 아이의 머리채를 붙잡아 바닥에 그대로 넘어뜨리고, 분무기로 물을 뿌립니다.

보채는 듯한 아이를 달래주기는커녕 장난감을 내동댕이칩니다.

아이들은 구석에 모여 있고, 선생님들만 고기를 구워먹는 모습까지 CCTV에 포착됐습니다.

[피해 아동 보호자]
"수차례 때리고 물을 뿌리고 밀치고 장난감을 던지며 거칠게 잡아당기는… (아이들은) 훈육을 빙자한 고문과 같은 학대에 노출돼 있었습니다."

CCTV에서 확인된 학대 의심 사례만 모두 2백여 건.

아이들은 지금도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피해 아동 보호자]
"(우리 아이는) 밥도 못 먹고 계속 토를 하더라고요. 다른 아이들은 지금 엄마 손을 거부한다고 그래요."

## 광고 ##하지만 원장은 인수인계를 이유로 오늘까지 출근했고, 아이들에 대한 심리 치료 등 사후 조치는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습니다.

[박길연/인천장애인차별철폐연대 대표]
"학대 사건이 지금까지 가해졌음에도 불구하고 서구청에서는 이를 방관하고 있습니다. 원장이 모른다? 이게 말이 됩니까? 단 한 건의 사건도 아닙니다."

관할 구청인 서구청은 보육교사 6명에 대해서만 자격정지 2년의 처분을 내렸는데, 그것도 학부모들의 항의에 따른 뒤늦은 조치였습니다.

[피해 아동 보호자]
"처음에는 (자격정지) 최소 2개월이라고 했는데 저희가 "말이 되느냐. 보육교사 여기에 발을 다시는 못 딛게 해달라" 했더니 최대 2년이라고 법이 그렇다고…"

어린이집 교사 학대가 근절되지 않는 이유 중의 하나로 솜방망이 처벌이 꼽힙니다.

지난 2018년 어린이집에서 811건의 아동학대가 발생했는데, 이 가운데 자격 취소가 된 원장과 보육교사는 85명에 불과했습니다.

형사 처벌을 받아야만 자격 취소가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경찰은 보육교사들 중 일부에 대해선 상습적으로 아동 학대를 한 혐의가 있다며 사전 구속영장 신청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MBC뉴스 임상재입니다.

(영상취재: 남현택 / 영상편집: 김가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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