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자들의 집단 폭행…동석한 국회의원은 "몰랐다"?

  • 4년 전
◀ 앵커 ▶

국민의힘 소속 한 국회의원 지지자들이 음식점에서 옆자리 손님을 폭행하는 일이 벌어졌습니다.

피해자 중에 한명은 전치 넉 달 진단을 받을 정도로 크게 다쳤는데, 그런데 이 자리에 있었던 해당 의원이 폭행 사태를 보고도 말리지 않았고, 자리를 피했다는 의혹이 나왔습니다.

이정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지난 5일 저녁 안동의 한 고깃집.

손님들로 가득합니다.

한 쪽에서 김형동 국회의원의 지지자들로 보이는 단체가, 마이크까지 틀어놓고 사회를 봅니다.

"그렇지만 오늘 김형동 국회의원님께서... 한국노총이 뭡니까? 자유한국당, 새누리당 2중대만 했습니다. 그렇지만..다시 한 번 '국민의 힘'과 함께 해보겠다."

## 광고 ##주변은 아랑곳하지 않고 큰 소리를 이어갑니다.

"그렇지만 조직은 뭡니까? 오야붕(두목)의 명령이 떨어지면 따라가는 거 아닙니까?"

"국민의 힘!"
(김형동!)
"오늘 도원결의를 위하여!"
(위하여!)

참다못한 옆자리 손님이 동영상을 찍기 시작하자 시비가 일었고 곧바로 집단 폭행이 벌어졌습니다.

[이영수/폭행 피해자]
"죽인다고 협박하고 주먹질이 날아오고, 사람을 팽개치고 하니까... (나중에는) 맥주컵을 깨면서 내가 대구 조폭 누군데 (하면서) 저한테 다가오려고 했던 거에요. 찌른다고."

이 씨의 지인은 말리는 과정에서 폭행을 당해 다리 장애가 더 심해졌고, 전치 4개월이 넘는 진단을 받았습니다.

[황명수/폭행 피해자]
"(다리 장애가 있어서) 누가 와서 살짝만 건드려도 넘어지거든요. (말리다가) 이렇게 까이고 넘어지고. 밥도 제대로 못 먹고 있습니다, 이가 아파서..."

김형동 의원은 동석한 건 맞지만, 중간에 자리를 떴고 폭행은 보지 못했다고 해명합니다.

[김형동 국회의원]
"영상을 찍는다 그런 얘기는 있더라고요. 그 다음 일정이 있었기 때문에 (식당에서) 나온 거에요. (민주당 경북도당) 성명서(논평)에 나온 내용이 뭔지 몰라요. 민주당에 (김부겸 의원에게도) 항의를 했어요."

하지만 출입문 부근에서 폭행이 일었고 김 의원이 식당을 나간 것도 바로 이 출입문을 통해서였습니다.

[이영수/폭행 피해자]
"(우리를) 갈라놓더라고. 그 틈 사이로 (김형동 의원이) 빠져나간 거예요. 조폭을 데리고 다니면서 정치를 하냐, 이렇게 얘길 했죠. 답변도 안 하고 도망가더라고요."

더구나 김 의원 측에서 사건을 축소해 줄 것을 피해자 쪽에 타진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이 사건은 폭행 당시 경찰에 신고돼 경북지방경찰청이 수사에 들어갔습니다.

MBC뉴스 이정희입니다.

(영상취재: 원종락 / CG: 이한나)

MBC 뉴스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 전화 02-784-4000
▷ 이메일 mbcjebo@mbc.co.kr
▷ 카카오톡 @mbc제보

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