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 인수, 재검토"…항공업계 M&A '난항'

  • 4년 전
◀ 앵커 ▶

코로나19로 항공업계가 존폐위기에 몰린 가운데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하기로 한 현대산업개발이 원점 재검토를 요구하고 나섰습니다.

제주항공의 이스타항공 인수 역시 제자리 걸음이어서, 이들 인수합병이 무산되는 건 아닌지 업계가 긴장하고 있습니다.

조윤정 기자가 보도합니다.

◀ 리포트 ▶

세간의 관심에도 침묵해왔던 현대산업개발이 보도자료를 냈습니다.

채권자인 산업은행 측에,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원점에서 재검토하자고 요구하는 내용이었습니다.

작년 말 인수 결정 이후 아시아나 항공이 부채는 4조 5천억 원 늘고, 부채비율은 1만6천% 급증한 만큼, 원래 계약대로 인수할 수는 없다는 겁니다.

또 이달 27일까지였던 거래 종료 시일을 늦추는 데에도 동의한다고 밝혀, 아시아나 인수가 올 연말까지 미뤄질 가능성도 생겼습니다.

현대산업개발은 "인수의지에 변함이 없다"고 밝혔지만, 해석은 분분합니다.

정부의 추가 지원을 요구하려는 전략이란 분석과 함께, 코로나19로 가치가 급감한 아시아나를 포기하는 수순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최고운/한국투자증권 수석연구원]
"현대산업개발도 정말 지원이 없으면 파기를 하고 싶은데 (원인을) 최종적으로는 산업은행한테 떠넘기기 위해서 명분 쌓기용으로…"

제주항공의 이스타항공 인수도 평행선입니다.

해외 기업결합심사가 나지 않았다는 게 표면적 이유지만, 속내를 살펴보면 이스타 항공 직원들의 임금 체불이 원인으로 지목됩니다.

이스타 항공은 지난 2월부터 250억 원의 임금을 체불한 상태인데, 이걸 누가 떠안느냐가 문젭니다.

[박이삼/이스타항공 노조위원장]
"이스타 항공의 실질적인 오너 이상직과 제주항공과의 임금체불 문제를 서로 떠넘기는 핑퐁게임에서 결국 노동자들만 길거리로 내모는…"

한시가 급한 항공업계 인수합병이 난항을 겪으면서, 정부와 채권단은 아시아나를 쪼개 파는 방법 등을 검토하며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습니다.

MBC뉴스 조윤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