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시민 비위 내놔라"…종편 기자 공포의 취재
  • 4년 전
◀ 앵커 ▶

한 종편채널 기자가 바이오업체 신라젠의 이철 전 대표에게 접근해서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을 비롯한 여권 인사들의 자료를 넘겨줄 것을 요구했다는 주장이 제기됐습니다.

그런데 그 방식이 단순히 취재 수준을 넘어 공포를 느낄 수준이었다고 합니다.

신수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바이오 업체 신라젠의 전 대주주인 이철 밸류인베스트먼트코리아 전 대표.

이 전 대표는 지난해 9월 당국의 허가없이 투자금을 모은 혐의로 징역 12년의 대법원 확정판결을 받았습니다.

서울 남부구치소에 수감돼 있는 이철 전 대표에게 네 통의 편지가 왔습니다.

자신을 채널A의 법조팀 기자라고 밝힌 이 모 기자는 검찰이 '신라젠'의 미공개 정보 이용 의혹에 대한 수사를 다시 시작했다고 말을 꺼냅니다.

이어 본인이 취재해보니 모든 의혹을 이 전 대표에게 넘기는 윗선의 '꼬리 자르기'가 있었다면서, 유시민 노무현 재단이사장을 비롯한 현 여권 인사들의 관련성에 대해 알고 싶다고 말합니다.

이철 전 대표는 지인 A씨를 대리인으로 내세워 이 채널A 이 모 기자를 만나 보도록 했습니다.

이 기자는 "유시민을 치면 검찰도 좋아할 거"라고 말하며, 취재 목적이 유 이사장에 있음을 숨기지 않았습니다.

[채널A 기자]
"유시민은 솔직히 개인적으로 한 번 쳤으면 좋겠어요… 유시민 치면 검찰에서도 좋아할 거예요."

이 기자는 여권 인사의 관련성을 먼저 제보하지 않으면 검찰의 더 가혹한 수사를 받을 거라는 압박성 발언을 이어갔습니다.

[채널A 기자]
"가족 와이프나 자녀가 마음에 걸리시는 거예요? 아니면 재산 추징 그게 마음에 걸리시는 거예요?"
"(협조) 안 하면 그냥 죽어요. 지금보다 더 죽어요."

반대로 제보를 하면 검찰에서 선처를 받을 수 있도록 도와주겠다는 말도 덧붙였습니다.

[채널A 기자]
"제가 그래도 검찰하고 제일 친밀 관계 형성돼 있고 속칭 윤석열 라인이나 기사 보시면 많이 썼어요… 충분히 검찰과 협의를 할 수 있고 자리를 깔아줄 순 있어요 네 검찰하고…"

채널A 측은 이철 전 대표 측이 검찰에 선처약속을 받아달라는 부적절한 요청을 해온 사실을 파악한 뒤 기자에게 취재 중단을 지시했고, 부당한 요구를 받아들인 적은 없지만 취재원 대응 방식에 문제가 있었는지 진상조사중"이라고 밝혔습니다.

이 전 대표를 수사하고 있는 서울 남부지검은 "신라젠 사건과 관련해 종편 기자를 접촉하거나 수사내용을 언론에 유출한 사실이 없다"며 관련성을 부인했습니다.

MBC뉴스 신수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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