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이 남긴 선물" 장기이식 미국인과의 만남

  • 4년 전
"딸이 남긴 선물" 장기이식 미국인과의 만남
[뉴스리뷰]

[앵커]

18살, 불의의 사고로 뇌사상태에 빠진 고 김유나 양은 세상을 떠나기 전 장기를 기증했습니다.

유나 양에게 장기를 기증받은 미국인이 우리나라를 찾았는데요.

고마움과 위로, 그리움이 함께했던 자리였습니다.

박상률 기자입니다.

[기자]

웃음이 많았던 아이.

엄마, 아빠를 가장 잘 챙기던 맏딸.

2016년, 미국에서 공부중이던 18살 김유나 양은 교통사고로 뇌사 판정을 받습니다.

유나 양은 자신의 장기를 6명의 미국인에게 기증하게 됩니다.

"오늘이 (4년 전) 사고 나서 미국으로 가는 날이었거든요. 아직도 기억이 생생한데 자꾸 눈물이 나요. 한 생명이 생을 다해서 다른 분들을 살릴 수 있다는…유나도 이해를 하지 않을까"

미국인 킴벌리 씨는 당뇨 합병증으로 힘든 나날을 보내다 19살때 김 양의 장기를 이식받고 건강을 회복했습니다.

1만km 떨어진 곳에서 감사의 편지를 주고 받던 킴벌리와 유나 양의 부모님이 처음 만나는 자리.

말로는 형언하기 힘든 감정들이 오고 갑니다.

"유나가 남기고 간 선물은 대가없는 소중한 것이었고 이제는 그 누구의 것도 아닌 킴벌리씨 자신의 것입니다"

"드디어 유나 어머님을 만나게 돼 너무 기쁩니다. 유나게 제게 준 생명의 선물을 받고 지금은 건강해졌습니다."

뜻깊은 만남의 자리 한 켠엔 안타까운 사람들도 있었습니다.

국내 뇌사 장기 기증인들의 또 다른 가족들.

현행법상 장기 기증자와 이식인은 서로 개인정보를 알 수 없기 때문에 유나 양 가족의 만남을 바라보는 마음은 복잡합니다.

"준희는 21살 생일을 지난지 10일이 됐을 무렵 교통사고를 당했습니다. 그리고 뇌사판정을 받아 장기기증을 하고 세상을 떠났습니다. 언젠가는 이식인을 만날 수 있겠지라는 바람을 안고 살아갑니다"

장기기증자의 가족과 이식인이 국내에서 만난 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사랑하는 이를 떠나보내는 순간, 누구보다 하기 힘든 결정을 해야 했던 가족들은 작은 위안이라도 허락해달라고 호소하고 있습니다.

연합뉴스TV 박상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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