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가 나가 성전환…"여군으로 복무하겠다"

  • 4년 전
◀ 앵커 ▶

군 창설 이후 처음으로 성정환 수술을 받은 현역 군인이 등장했습니다.

육군 소속의 20대 남성 하사인데, 여군으로 군 복무를 이어가고 싶다고 밝혀서 어떤 결정이 내려질지 주목됩니다.

조희형 기자입니다.

◀ 리포트 ▶

3년 전, 육군 부사관으로 입대해 기갑병으로 성실히 군 복무를 하던 20대 초반의 하사 A씨.

남성으로 태어나 고교 시절부터 군인을 꿈꿔왔지만, 입대 후 자신의 성 정체성이 여성이란 걸 깨달았습니다.

여성으로 살기로 결심한 A하사는 고민 끝에 성전환 수술을 선택했습니다.

지난해 6월엔 국군수도병원을 찾아 자신의 실제 성과 성 정체성이 다르다고 느끼는 '디스포리아', 즉 성별 불일치 진단도 받았습니다.

이후 소속 부대에 양해를 구해 수술에 필요한 호르몬치료 등을 꾸준히 이어온 A하사는 지난달 태국으로 건너가 성전환수술을 마쳤습니다.

[임태훈 소장/군 인권센터]
"(A하사는) 부대 허가 하에 여권을 발급받아 정식적인 여행 절차를 허용받아서 수술을 했고요."

군 창설 이후 복무 중인 현역 군인이 성전환 수술을 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군 인권센터는 A 하사가 국방부의 승인 아래 꾸준히 관련 치료를 받을 수 있었다며, 앞으로 계속 군 복무를 할 수 있도록 제도를 정비해달라고 요구했습니다.

[임태훈 소장/군 인권센터]
"이미 복무 중인 트랜스젠더(성전환자) 군인이나 입대를 희망하는 트랜스젠더 군인에 관한 명확한 지침이나 규정은 전무하다."

A하사는 장기 복무에 대한 의지가 강하고, 앞으로 여군으로 군 생활을 하고 싶어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국방부 훈령엔 성기가 훼손되는 등 심신장애가 생기면 군 복무에 적합한지 자체 심의를 통해 전역 여부를 결정합니다.

성별을 남성에서 여성으로 바꿔달라고 관할 법원에 신청서를 제출한 A하사는 결과가 나올 때까지 전역심사위원회를 잠시 연기해달라고 국방부에 요청했습니다.

MBC뉴스 조희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