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 발언 끊은 일본…우연 같지 않은 결례

문재인 대통령과 아베 일본 총리가 어제 1년 3개월만에 단독 정상회담을 했지만 뒷맛이 개운치 않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모두 발언을 하고 있는데 일본 측이 취재진에게 나가달라고 하는 하는 등 일본의 외교적 결례가 또 문제됐습니다.

김범석 특파원입니다.

[리포트]
회담 장소에 먼저 와 기다리고 있던 아베 총리가, 문재인 대통령을 맞이합니다.

1년 3개월 만의 회담입니다.

아베 총리의 1분 모두 발언 후 마이크를 넘겨받은 문 대통령,

[문재인 대통령]
"(한·일은) 잠시 불편함이 있어도 결코 멀어질 수 없는 사이입니다."

그런데,

[효과음]
"경제…" (일본 측 :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일본 측 인사가 문 대통령의 발언 도중 갑자기 끼어들어, 취재진 퇴장을 요구합니다.

문 대통령도 당황한 표정을 감추지 못합니다.

시간이 지체됐기 때문이라는 게 일본 설명이지만, 상대국 정상의 발언을 가로막는 것 자체가 외교 결례라는 지적입니다.

이번 회담 최대 쟁점이던 강제 징용 문제에 대해선 양국이 평행선을 달렸습니다.

한국 정부가 책임지고 해결책을 제시해 달라는 아베 총리 요청에, 문 대통령은 대법원 판결에 관여할 수 없다고 강하게 말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구체적 성과는 없었지만 일본에서는, '8초 악수'로 끝났던 두 사람의 만남이, 45분 회담으로 이어졌다는 점에서, 소통에 일부 진전이 있었다는 해석도 나옵니다.

[스가 요시히데 / 일본 관방장관]
"양국 정상이 오랜만에 직접 마주앉아 회담을 가진 것은 의미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아사히신문 등 일본 언론들도 두 정상이 향후 소통을 거듭해 상호 불신감을 누그러뜨리고 미래에 대한 책임을 다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도쿄에서 채널A 뉴스 김범석입니다.
bsism@donga.com

영상취재: 박용준
영상편집: 이은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