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뉴스] '극단적 선택'한 딸…엄마 '눈물'로 가해자 재판에

  • 4년 전
◀ 앵커 ▶

시청자 여러분의 소중한 제보로 만드는 입니다.

남 학생에게 성폭행을 당하고 사진까지 찍혔던 한 여고생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던 안타까운 사건, 지난 9월에 전해드린 바 있는데요.

딸의 억울함을 풀기 위해서 백방으로 뛰어다닌 어머니의 노력으로 결국 가해 학생이 법의 심판을 받게 됐습니다.

숨진 여고생의 어머니를 이문현 기자가 만나고 왔습니다.

◀ 리포트 ▶

지난해 7월, 고등학교 2학년 A양의 어머니는 딸이 극단적인 선택을 한 이유를 뒤늦게 알고 몸서리를 쳤습니다.

[숨진 여고생 어머니]
"굉장히 수치스러웠겠다 우리 딸… (딸이) 굉장히 마음 아파하고… 그렇게 했을 거 같아요… 수치심, 여자로서의 수치심."

숨지기 5개월 전, 딸은 남학생 18살 B군에게 성폭행을 당했습니다.

B군은 사진까지 찍어 자랑삼아 친구들에게 보여줬고 이 사실을 알게 된 딸은 괴로워하다 스스로 목숨을 끊었던 겁니다.

어머니는 딸의 원한을 풀고자 B군을 고소했지만 수사는 지지부진했습니다.

가해 남학생은 혐의를 전면 부인하며 검찰 조사에 응하지 않았고, 체포영장도 세 번이나 기각됐습니다.

[숨진 여고생 어머니]
"다 서류를 제출했는데도 계속 연락이 없었어요. 그리고 인사이동이 된 거죠 검찰에서…"

결국 보다 못한 어머니가 나섰습니다.

B군의 친구들을 일일이 찾아다니며 설득해 당시 상황에 대한 사실 확인서를 받아냈습니다.

[숨진 여고생 어머니]
"그 가해자가 얘기를 막 하고 다녔을 거 아니에요… 우리 딸을 (성폭행 한 것을)… 마치 자랑인 것처럼… 그런 얘기를 들었던 친구들이라든지… 한 친구한테 얘기를 들으면 또 다른 얘기가 나올 수도 있으니까… 계속 만나서 얘기 듣고."

어머니가 확보한 사실 확인섭니다.

2018년 4월 친구들끼리 고기파티를 하던 날, 가해자 B군은 성폭행 사실을 친구들에게 말했고, 친구들이 이 말을 믿지 않자 피해 여고생의 신체 부위가 찍힌 사진의 시간과 위치 정보를 통해 범행을 인증했다는 내용이 적혀 있습니다.

열달 동안 어머니가 받은 사실 확인서는 모두 34장.

검찰은 이를 근거로 준강간과 불법 촬영 혐의로 B군을 재판에 넘겼습니다.

공권력이 못했던 일을 어머니가 해 낸 것입니다.

이제 어머니는 미안하다는 말한마디 없는 가해자측을 상대로 긴 법정공방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숨진 여고생 어머니]
"(가해 남학생이) 단 한마디의 사과도 없었고, 이번 재판 받을 때도 제 바로 옆자리에 있었는데…"

MBC뉴스 이문현입니다.

(영상촬영 : 주원극, 영상편집 : 신재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