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N - 영화 '고령화가족' 말 못할 이 가족의 속사정
  • 4년 전
어느 가족이나 하나쯤 갖고 있을 법한 말 못할 속사정을 유쾌하고도 가슴 찡하게 그린 영화 '고령화가족'이 29일 서울 왕십리CGV에서 언론시사회와 기자회견을 갖고 다음달 9일 개봉을 위한 분위기 몰이에 나섰다. 

작가 천명관이 쓴 동명의 소설을 영화화한 고령화가족은 철없는 백수인 첫째 오한모(윤제문), 흥행참패 영화감독 둘째 인모(박해일), 결혼만 세 번한 뻔뻔한 로맨티스트 셋째 미연(공효진)과 그 딸인 개념상실 여중생 민경(진지희)이 엄마(윤여정) 집에 빈대 붙어 살면서 벌어지는 기막힌 소동을 담았다. 

이 영화를 연출한 송해성 감독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천명관 작가가 알려진 바대로 소설을 쓰기 전에 시나리오 작업을 했는데 개인적으로 조감독 시절부터 친했던 사이"라며 "우선 개인적으로 전작에서 실패한 경험이 있는 감독으로서 잘 못 나가는 영화 감독이 나온다는 점에 끌렸고, 가족 이야기가 사장되는 분위기에서 마이너 풍의 소설이 마이너 풍의 영화로 완성될 수 있었다는 데 의미 있는 작업이었다"고 전했다. 

이어 "영화 속에서 한모, 인모 형제가 2D 핸드폰을 쓰기 때문인지 영화 배경을 2000년대 초반으로 아는 관객들이 있다"며 "시대적 배경은 현재며 한모와 인모가 스마트폰을 쓸 수 없는 경제적인 환경에 처해 있다는 점을 나타내기 위한 장치"라고 덧붙였다. 

영화 속 개성 강한 인물들을 연기하는 배우들의 고충도 컸으리라. 윤제문은 "촬영 기간 내내 많이 먹고 살을 찌웠는데 한모라는 캐릭터를 만들기 위해 편하게 촬영했다"며 "어려운 점은 없었고 촬영장 분위기가 즐거웠던 만큼 연기도 막 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박해일은 "인모라는 캐릭터가 인생이 잘 풀리지 않는 쉽지 않은 캐릭터다 보니 '시작을 잘 해야 한다'는 마음으로 긴장을 했다"며 "영화에서 나타나듯이 가족과 보내는 시간이 많다보니 촬영하는 과정에서 흐뭇했던 기억이 많다"고 했다. 

윤여정은 "처음 역할을 제의 받았을 때 감독에게 '다른 사람이 하는 것이 낫지 않겠냐'고 말했었다"며 "감독만 믿고 촬영하면서 내 몸으로 인물의 성격 등을 터득해 갔는데 하기를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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