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방차 5분 내 오는지 본다"며…자기 집에 불질러

  • 5년 전
◀ 앵커 ▶

불이 나면 소방차가 얼마나 빨리 올까.. 이 궁금증을 해소하기 위해서 자기 집에 불을 지른 남성이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오늘 새벽 대구에서 있었던 일인데요.

남성은, 소방차가 5분 안에 오는지 보려고 불을 질렀다고 말했습니다.

윤태호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오늘 새벽 1시 37분.

대구 소방본부 119상황실로 한 통의 전화가 걸려옵니다.

한 남성이 자기 집에 불을 질러도 되는지를 묻는 황당한 전화였습니다.

[당시 119 상황실 근무자]
"5분 뒤에 불을 지를까 말까?" 이런 식으로 저한테 자꾸 물어보는 거예요. 제가 경찰한테 먼저 공동 대응 요청하고, 저희 차량도 보냈거든요."

119 직원이 10분 넘게 설득했지만, 남성은 결국 자기가 살고 있는 대구시 서구의 단독주택에 불을 질렀습니다.

불은 방과 거실 등으로 번졌고, 소방관 40여 명이 긴급 출동해 진화에 나섰습니다.

소방차는 출동 지령 6분 만에 현장에 도착했습니다.

2층에서 시작된 불은 20여 분 만에 꺼졌지만, 보시는 것처럼 집 안에 쓰레기가 많고, 주변에 주택이 밀집해있어 자칫 큰불로 번질 뻔했습니다.

경찰은 일대를 수색해, 불을 지른 남성을 검거했습니다.

61살로, 별다른 직업 없이 혼자 사는 이 남성은, 불이 나면 소방차가 5분 안에 오는지 확인하려고 불을 질렀다고 말했습니다.

남성은 술에 취해 있었지만, 대화는 가능한 상태였습니다.

경찰은 불난 집이 남성 본인 명의의 집이며 전과나 정신질환 치료 전력도 없었다면서, 남성을 현주건조물 방화 혐의로 입건하기로 했습니다.

MBC뉴스 윤태호입니다.

(영상취재: 한보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