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쉬운 '총기 쇼핑'…동네 가게서도 '일사천리'

  • 5년 전
◀ 앵커 ▶

미국의 총기 사건, 어제 오늘 일이 아니지만 갈수록 심각해 지고 있죠.

심지어 열네 살 소년이, 자신의 가족을 총으로 쏴서 살해하는, 충격적인 사건도 발생했습니다.

여러가지 대책들이 논의가 되고 있지만, 무엇보다 '총을 구하는게 너무 쉽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데, 워싱턴 여홍규 특파원이 직접 확인해 봤습니다.

◀ 리포트 ▶

22명의 목숨을 앗아간 대형마트 총기난사, 고속도로 무차별 총격으로 7명이 숨진 사건, 14살 소년이 가족 5명을 총으로 살해한 사건까지.

끊이지 않는 참사에 총기 규제 여론은 들끓고 있습니다.

[스캇]
"총을 구입하려는 사람들에게 더 엄격한 기준이 적용돼야 해요."

[제시카]
("총 사는게 쉽다는 거죠?")
"맞아요. 너무 쉬워요."

급기야 세계 최대 소매유통업체인 월마트는 권총과 소총용 탄약의 미국내 판매를 중단한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월마트의 총기 판매량은 전체 거래량의 2%에 불과할 정도로 미국내 총기판매는 광범위하게 이뤄지고 있습니다.

버지니아주의 한 총기 판매점에 들어가봤습니다.

권총과 장총들이 가지런히 진열돼 있고, 보라색과 분홍색 권총도 눈에 띕니다.

영주권자가 총을 구입하고 싶다고 하자, 사냥 허가증을 인터넷으로 신청해 발급받은 뒤 신분증과 함께 가져오면 신원조회를 거쳐 총을 살 수 있다고 설명합니다.

[총기 판매점 직원]
"신원조회는 24시간에서 48시간 정도 걸립니다. 승인이 나면 그날 와서 바로 총을 가져가시면 됩니다."

신원조회 기준을 물었더니, 어떤 때는 주차위반 이력 때문에 거부되기도 하지만, 또 어떤 때는 경찰에 체포된 적이 있어도 승인이 되는 등 명확한 기준을 잘 모르겠다는 답변이 돌아왔습니다.

동네 가게에서도 손쉽게 총을 구입할 수 있다보니, 취미로 총을 수집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로저]
"나는 집에 총 다섯 정을 가지고 있습니다. 사용한 적은 없어요. 그저 수집용으로 갖고 있는 거죠."

올해 미국의 총기사건 사망자는 이미 1만명을 넘어섰습니다.

트럼프 행정부는 총기 난사에 대응하는 새 법안을 곧 의회에 제출할 예정입니다.

그런데 이 법안엔 신원조회를 강화하는 내용은 빠지고, 대신 총기 난사범에 대한 사형 집행을 신속하게 하는 방안이 포함될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워싱턴에서 MBC뉴스 여홍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