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 헬기 요청 '묵살'…왜 거부했나?

  • 5년 전

◀ 앵커 ▶

헝가리 유람선 사고 당시 빠른 물살 때문에 구조가 쉽지 않다는 걸 알고는 목격자들이 구조 헬기 출동을 요청했던 것으로 확인이 됐습니다.

하지만 헝가리 경찰은 이 같은 요청을 거절했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최훈 기자입니다.

◀ 리포트 ▶

충돌 사고 직후 주변 유람선들이 해경에 현장 상황을 다급하게 전합니다.

[유람선(해경과 교신 내용)]
"머르기트 다리 아래에 그들이 있었는데, 몇 명인지는…수십 명이 있었던 것도 같은데 잘 모르겠어요."

현지 경찰도 이미 피해자가 수십 명에 달할 거란 걸 알 수 있었습니다.

빠른 물살에 구명 튜브만으론 구조가 어렵다는 현장 제보도 잇따릅니다.

[유람선(해경과 교신 내용)]
"겔리르트 (선박) 뒤편 구석에서 구명 튜브에 있는 사람 한 명을 보았지만 지금은 더 아래에 있어요."

급기야 현장에 있던 한 유람선은 야간 수색이 가능한 구조 헬기의 출동을 요청합니다.

[유람선 선원]
"말하자면 지금 서치라이트와 함께 항공 지원이 필요해요."

[해경]
"누군가를 구조하는 데 성공했어요?"

하지만 구조 헬기는 출동하지 않았습니다.

경찰청은 악천후 때문이라고 해명했습니다.

하지만 헝가리 경찰은 악천후에도 비행이 가능한 MD-902 헬기 십여 대를 도입해 운영 중이라고 최근까지 대대적인 홍보를 해 온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심지어 사고 보름 전에도 열화상 카메라를 이용해 물에 빠진 사람을 찾을 수 있다고 방송에 나와 강조하기도 했습니다.

[헝가리 방송(지난 13일)]
"물에 빠진 사람이나 접근하기 어려운 곳에 있는 사람들을 상공에서 구조하는 기술입니다."

현지 언론들은 사고 당시에는 헬기가 못 뜰 만큼의 악천후는 없었다고 보도했습니다.

헝가리 경찰의 자랑 대로 구조 헬기가 제때 출동했다면 인명 피해를 줄일 수 있었을지 모릅니다.

이에 따라 당시 경찰이 헬기 출동 요청을 묵살한 경위도 밝혀져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MBC뉴스 최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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