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교 대신 희망을…'작은 학교'끼리 공동 교육

  • 5년 전

◀ 앵커 ▶

농어촌에선 인구 감소로 학생이 얼마 남지 않은 학교가 많은데요.

이런 학교들을 폐교하거나 통폐합하는 대신, 학생이 적으면 적은대로 '작은 학교' 그대로 살리려는 시도가 성공을 거두고 있습니다.

엄지원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농촌의 초등학교 운동장이 아이들로 북적입니다.

야구와 비슷한 티볼 경기를 하는 얼굴에 즐거움이 가득합니다.

학생수가 적어 2팀을 만들 수 없었던 문경 호계 초등학교와 6km 거리의 점촌 북 초등학교 학생들이 한데 모여 수업을 받고 있는 겁니다.

[김주미/문경 호계초 6학년]
"저희끼리만 하면 수가 너무 적어서 게임도 빨리 끝나고 재미가 없는데, 새로운, 모르는 애들이랑 같이 하니까 흥미진진하기도 하고 재밌어요."

4,5,6학년은 호계초로, 1,2,3학년은 점촌북초로 이동해서 체육이나 음악같은 예체능 수업을 함께 합니다.

체험학습이나 방과후 수업, 체육대회와 학예회 등도 두 학교가 같이 하면서 프로그램의 질까지 좋아졌습니다.

이런 공동교과제를 운영하는 초등학교는 경상북도에서만 45곳.

정원 60명 미만 학교는 없애거나 통폐합하던 기존 정책에서 벗어나, 작은 학교 살리기를 추진한 결과입니다.

폐교 위기를 넘긴 학교에 활력이 넘치면서 도시 학생들도 70명 넘게 농촌학교로 왔습니다.

[황은주/학부모]
"방과후 수업 같은 경우는 (도심의 큰 학교에서는) 인원이 많아서 신청하면 안 되는 경우가 많아요. 여긴 100% 다 되고 하니까."

경상북도는 이처럼 공동교과 수업을 하고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학교에 최대 3천 500만원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임종식/경북교육감]
"작은 학교는 새로운 시대를 맞이하여 맞춤형 교육을 할 수 있는 좋은 조건들을 갖추고 있습니다. 작은 학교를 살려 나가겠습니다."

지난 10년간 경북의 초등학생은 9만명이나 줄었습니다.

사라질 위기를 딛고 활기를 되찾은 작은 학교들이, 새로운 경쟁력으로 거듭나고 있습니다.

MBC뉴스 엄지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