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시각 대피소…이재민 4백여 명 "잠이 오겠나"

  • 5년 전

◀ 앵커 ▶

산불은 진정 국면에 들어가고 있지만, 삶의 터전을 잃은 많은 이재민들이 집에 돌아가지 못하고, 대피소에서 불안한 밤을 보냈습니다.

대피소 연결해서 현장 분위기 들어보겠습니다.

홍의표 기자! 지금 주민들은 거기 몇 분이나 계시는 건가요?

◀ 기자 ▶

네, 지금 제가 나와 있는 이곳 천진초등학교 대피소에서는 130여 명의 주민들이 머무르고 있습니다.

화마로 보금자리를 잃은 주민들은 임시 천막 안에 깔개를 깔고 담요를 덮은 채 애써 잠을 청하며 밤을 보냈는데요.

주민 한명의 얘기를 들어보시겠습니다.

"아이고, 하나도 안 가지고 나왔어요. 이 가방만 가지고 나왔어요. 이런 데에서 안 자봤으니까…"

지난밤 이곳 고성군 토성면에는 천진초등학교 등 대피소 2곳과 마을회관 8곳에 주민 300여 명이, 속초시에는 청소년수련관 등 3곳에 주민 130여 명이 모여 밤을 보냈습니다.

주민들은 어제 대피소에서 응급구호세트와 침구류, 간단한 의약품을 제공 받고 천막 안에서 휴식을 취했는데요.

한 순간에 재로 변한 보금자리 생각에, 갑자기 바뀐 불편한 잠자리에 잠을 이루지 못하는 주민들도 있었습니다.

이곳 대피소에서 지내는 주민들은 화재로 돌아갈 곳이 없거나 머물 곳이 없는, '갈 곳이 없는' 분들이 대부분입니다.

어제 낮에 집으로 잠시 돌아갔던 주민들은 잿더미만 확인한 채 맨몸으로 이곳 대피소을 찾을 수밖에 없었는데요.

정부에서도 임시 대피소를 만들고 생필품을 제공하기 위한 재난 구호사업비 2억 5천만원을 먼저 긴급 지원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도 어제 이곳을 찾아 집을 잃은 시민들을 위로했지만, 망연자실한 주민들에게는 지난밤도 검게 탄 가슴으로 견뎌야 하는 힘겨운 시간이었습니다.

인제를 제외한 나머지 지역에서는 큰 불길이 다 잡힌 가운데, 소방당국과 산림청 등은 오늘 다시 잔불 정리에 들어갈 것으로 보입니다.

또 피해 복구 등을 위해 정확한 피해 규모를 파악하는 작업도 이어질 전망입니다.

지금까지 고성군 천진초등학교 대피소에서 MBC뉴스 홍의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