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엽 속 깊이 '또아린' 잔불…7일 뒤에도 살아난다

  • 5년 전

◀ 앵커 ▶

주불이라고 부르는 큰 불은 겨우 잡았지만 솔직히 마음을 놓을 수가 없습니다.

숨어있던 잔불, 잔 불씨가 다시 살아나서 재발화할 위험이 크기 때문인데요.

특히나 요즘같이 건조한 봄철에는 불씨가 일주일까지도 살아남을 수 있어서 당장 안심하기는 이릅니다.

이지선 기자입니다.

◀ 리포트 ▶

불길이 모두 잡히고 폐허만 남은 강원도 고성의 한 마을.

여전히 소방 헬기 한 대가 상공을 돌며 간간이 물을 뿌려 댑니다.

혹시 모를 추가 발화를 막기 위해섭니다.

시커먼 재로 뒤덮인 흙 속에서 군데군데 하얀 연기가 피어오르고, 주민들은 불안한 마음에 물을 뿌려가며 연기를 잡아보려 애를 씁니다.

이 곳은 고성군 용촌리입니다.

고성의 주불 완진 시간은 오전 9시 37분으로 공지됐는데요.

벌써 5시간이 지났지만 여전히 폐허가 된 집안 곳곳에서는 보시는 것처럼 새하얀 연기가 끊임 없이 뿜어져 나오고 있습니다.

저 깊은 곳에 아직 진화되지 않은 불씨가 남아있다는 얘깁니다.

잿더미로 변해 먼지만 가득했던 컨테이너박스 안에서는 실제로 작은 불꽃이 다시 살아났습니다.

[전찬표/동해안 산불방지센터 실장]
"불 탈 수 있는 것들이 남아있으면 담배연기 타듯이 그렇게 타고 들어가거든요. 이틀 지나고도 다시금 발화할 수 있는…"

산 속 상황은 더 심각합니다.

낙엽층이 깊으면 깊을수록 잔불을 찾아내기가 더 힘들기 때문입니다.

소방헬기가 뿌린 물이 낙엽층의 윗부부만 적셨을 경우, 아래층에 남은 불씨는 주변의 나뭇가지와 낙엽을 재료로 길게는 일주일까지도 살아남을 수 있습니다.

또 잔불은 작은 바람에도 다시 타오를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합니다.

[전찬표/동해안 산불방지센터 실장]
(초속 6미터 정도의 바람에도 재발화할 수 있는 거예요?)
"당연하죠. 적당한 바람일 때 부활이 잘 되거든요. 다시 재발화되는 건 강풍이 아니고 지금같은 바람에도 불씨가 살아날 수 있는 조건은 충분합니다."

전문가들은 화마가 한 번 훑고 지나간 자리는 연기가 나지 않더라도 땅 속을 한번씩 뒤짚어 줘야 숨은 불씨를 완전히 제거할 수 있다고 조언합니다.

MBC뉴스 이지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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