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모르는 내 휴대폰…"범죄 도구로 악용"

  • 5년 전

◀ 앵커 ▶

자신도 모르는 사이 본인 이름의 휴대전화가 여러 대 개통돼, 범죄에 악용되는 경우도 있는데요.

허술한 신분확인이 범행을 부추기고 있다는 지적입니다.

황구선 기자입니다.

◀ 리포트 ▶

A씨는 지난주 230만 원이 넘는 휴대전화 요금 청구서를 받았습니다.

본인 명의는 맞지만, 가입한 적이 없는, 처음 보는 번호였습니다.

소액결제와 콘텐츠 이용료만 무려 160만원.

두 달 전 신분증을 도난당한 이후 벌어진 일로, A씨는 다른 통신사에도 무단 개통된 휴대전화 2대가 더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습니다.

이 같이 타인의 명의로 휴대전화를 개통해 소액결제와 콘텐츠 이용을 하고, 비용은 고스란히 명의자에게 떠넘기는 사건이 잇따르고 있습니다.

명의자 한 사람당 서너 대까지는 휴대전화를 개통하는 게 가능한데, 몰래 개통한 휴대전화는 인터넷 등을 통해 거래되거나, 보이스 피싱 등 각종 범죄에 이용되기도 합니다.

일부 판매점에서 제대로 된 신분 확인 없이 휴대전화를 개통해주는 게 가장 큰 문제입니다.

[휴대폰 판매점 직원]
"사장님이 알거나 지인이거나 하면 (제대로 된 신분확인 없이) 해주는 곳도 있다고 들었어요."
(그러니까 사장님이 좀 잘 알고 이러면 눈 감고 한두 번씩은 해주시는?)
"네, 네."

최근 5년 동안 휴대전화 명의도용 신고는 8만5천여 건, 피해금액은 102억 원 달합니다.

통신사와 판매점에서 본인확인 절차를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의 목소리가 높습니다.

MBC뉴스 황구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