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로간다] "연수는 꼭 몬트리올로" 고집한 시의원…속사정은?

  • 5년 전

◀ 기자 ▶

바로간다, 인권사회팀 이준희 기자입니다.

지자체 의원들의 부적절한 해외 연수.

꼭 예천군 의회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제가 과천시의회 의원 한 명이 캐나다 몬트리올로 연수를 가서 뭘 했는지 살펴봤는데요.

시민 세금으로 이래도 되는 건지 싶어 화가 날 정도였습니다.

이 시의원의 해명이 리포트 마지막 부분에 나올 텐데요.

대체 뭐라고 하는지 꼭 들어보시기 바랍니다.

그럼 바로 가보겠습니다.

◀ 리포트 ▶

경기도 과천시의회 청사로 갔습니다.

과천시의회 박상진 의원은 작년 11월 동료의원 한 명과 캐나다 몬트리올로 14일간 연수를 갔습니다.

연수 계획서에는 사회적 경제와 4차산업을 배우겠다며 인공지능연구소와 풍력·태양광 복합발전단지, 폐산업단지 등을 방문한다고 돼 있습니다.

실제 일정은 어땠을까요?

연수에 동행한 사람이 SNS에 올린 사진입니다.

술집에서 맥주 마시고, 한식당에서 밥 먹고, 성당에서 미사 보는 사진이 잔뜩 올라와 있습니다.

취재진이 확인했더니, 박상진 의원은 연수 계획서에 있는 방문 일정 가운데 태양광 발전소와 총영사관 딱 두 곳만 갔고, 다른 데는 아예 안 갔습니다.

태양광 발전소조차 계획서엔 캐나다 국내선을 타고 1박 2일로 다녀온다고 해놓고, 실제론 자동차로 당일치기로 갔다가, 안에는 들어가지도 못한 채 밖에서 사진만 찍고 왔습니다.

[현지 관계자]
"원래 다른 사람이 오게 돼 있었는데 무슨 일이 생겨서 본인들이 급하게 오느라고 아무 준비를 못하고 왔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연수 다녀온 뒤 제출한 보고서를 봤더니, 이상한 게 또 있었습니다.

원래 일정이 사라진 대신, 현지 고등학교와 교육청 등 교육기관을 집중적으로 다닌 걸로 돼 있습니다.

사회적 경제와 4차산업을 연구한다면서 고등학교와 교육청엔 왜 간 걸까요?

박 의원이 방문한 몬트리올 레이크 사이드 고등학교.

이 학교엔 박 의원의 큰아들이 다니고 있었습니다.

또 박 의원이 찾아간 피어슨 교육청은 아들이 다니는 학교의 관할 교육청이었습니다.

[현지 관계자]
"그때 교육청 위치가 어딘지 몰라서 (박 의원) 부인한테 의뢰를 했더니 부인이 다행히 길을 아신다고 해서…"

이 뿐만이 아닙니다.

연수 보고서와 일행이 찍은 사진마다 거의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여성.

바로 박 의원의 부인입니다.

어찌된 일인지 알아 봤더니, 박 의원 부인과 자녀 3명은 작년부터 몬트리올에 와서 살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박 의원은 연수 기간 내내 거의 부인과 자녀가 사는 집에서 숙박을 하며 일정을 소화했습니다.

[현지 관계자]
"숙소를 달리한 건 3일?(3일 빼고는 박 의원이 어디서 주무셨나요?) 그 집에서 잤죠. 부인 집. 코스가 맞았을 때는 애들 학교를 그쪽에다 태워주고…"

정리하면, 시민 세금으로 가족이 사는 곳에 연수를 와서 가족이 사는 집에 머물며, 아들 학교와 그 학교 관할 교육청까지 시의원 자격으로 부인과 함께 공식 방문했다는 얘깁니다.

이러고서는 연수 결과보고서도 허위로 적어 냈습니다.

보고서엔 현지 교육 기관을 엿새 동안 다닌 걸로 돼 있지만, 현지 관계자는 "교육기관은 이틀 만에 다 다녔다"고 말했습니다.

[현지 관계자]
"전부 다 거기서(교육청에서) 소개를 했거나 자기네들이 안내해서 갔던 곳들이에요. 말씀하셨던 그 4개 학교 (하루에) 그대로 다 갔어요."

누가 봐도 가족 방문이 우선이었던 걸로 짐작되는데, 이런 연수가 어떻게 사전 심사를 통과했을까요?

확인해보니, 심사위원회에서도 몬트리올과 과천이 어떤 연관이 있느냐는 질문이 나왔고, 연수 목적도 막연하다는 지적도 있었습니다.

또 '가족 때문에 가는 것 아니냐'라는 비공식 질의까지 있었지만, 박 의원은 완강히 부인했다고 합니다.

[과천시의회 관계자]
"'이건(연수는) 내 부인하고 아이하고 그런 것과는 상관 없는 일이란 말입니다'하고는 버럭 화를 내고 일어나서 나갔어요."

해명을 들으려고 시의회에 갔습니다.

전화를 걸어 만나고 싶다고 하자, 박 의원은 자리에 없다고 했다가,

[박상진 과천시의원]
"제가 지금 의회에 없고 다른 데 있어서 그렇습니다. (아 그러세요?) 네네."

다시 말을 바꿉니다.

[박상진 과천시의원]
"(제가 지금 의원실 앞이거든요.) 예예. (의원님 목소리가 들려가지고요.) 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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