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객 몰리는데 주민들은 떠나고…‘부산 마추픽추’의 그늘

  • 5년 전


부산의 대표적인 관광명소, 감천문화마을입니다.

한국의 마추픽추로 불리며 한해 2백만 명 넘는 관광객이 찾을 정도로 유명세를 타고 있는데요.

정작 매년 수백 명의 주민들이 마을을 떠나고 있습니다.

어떤 이유인지 배영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산자락을 따라 계단식으로 들어선 파스텔톤의 집들,

골목 곳곳에 설치된 예술조형작품이 어우러져 마을 전체가 한 폭의 그림 같습니다.

관광객들은 마을 모습을 사진으로 담아내느라 여념이 없습니다.

6,25 전쟁이 끝난 후 실향민들이 모여 살던 산동네였던 감천마을은, 이젠 한해 방문객 250만 명이 넘는 부산의 대표적인 관광 명소가 됐습니다.

[배영진 기자]
관광객이 늘면서 마을은 유명해졌지만 정작 주민들은 살기 힘들다며 마을을 떠나고 있습니다.

유명세를 타기 시작한 2011년 1만 명이 넘었던 동네 인구는 6년 새 30% 가까이 줄었습니다.

해마다 450 명의 주민들이 마을을 떠난 셈입니다.

집값과 임대료가 계속 치솟는데다,

[감천문화마을 주민]
"(가게들이) 세를 내고 들어왔을 거 아닌가요. 몇 년 계약하고 들어왔잖아 장사는 안 되고 죽을 맛이에요."

아침 일찍부터 몰려드는 관광객 탓에 정상적인 생활을 할 수 없다고 주민들은 하소연합니다.

[감천문화마을 주민]
"밥 먹고 있는데 (관광객들이) 기웃기웃 거리면서 맘이 안 편해요. '아이고 여기도 사람이 살고 있다’ 말을 하더라고.

관광객들이 몰리며 주민이 떠나는 상황에서 자칫 마을이 정체성을 잃고 단순한 관광지로 전락할 거라는 우려도 나옵니다.

채널A뉴스 배영진입니다.
ican@donga.com

영상취재 : 김현승
영상편집 : 장세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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