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있어 할 수 있었다"…히말라야에 남은 30년 우정

  • 6년 전

◀ 앵커 ▶

김창호 대장과 임일진 촬영감독은 30년 동안 산에서 함께 지낸 동갑내기 친구였습니다.

이들의 각별했던 우정이 남은 사람들을 더 안타깝게 합니다.

임상재 기자가 보도합니다.

◀ 리포트 ▶

에베레스트에서 생을 마친 동료를 찾는 여정을 그린 영화, 히말라야.

실제 상황을 방불케 하는 현장감을 전하며 산악 영화로는 국내 최고의 흥행 기록을 세웠습니다.

영화 속 생생한 화면은 임일진 감독이 있었기에 가능했습니다.

히말라야 현지에서 한 달 가량 머물며 영상을 직접 카메라에 담은 임 감독.

지난 2002년 영화 '브리드 투 클라임'을 시작으로 지난해 '알피니스트'까지…

18년 산악 영화를 촬영해온 베테랑 감독이었습니다.

[임일진/감독(지난해 제2회 울주세계산악영화제)]
"산악 영화의 미래가 있다면 고단한 경험을 통해서 우리가 몰랐던 마음속 깊은 곳에 있는 그런 것을 발견하는 것…"

임 감독의 산악 인생에는 동갑내기 친구, 김창호 대장이 늘 함께 했습니다.

김창호 대장이 세계 최고봉을 오를 때 함께 산에 올랐고, 임 감독은 그 때마다 영상으로 기록을 남겼습니다.

[김창호/대장(지난해 제2회 울주세계산악영화제)]
"불가능해 보이고 불확실해 보여야 심장이 뛰고… 위대한 등반을 하는 그 첫 번째가 미치지 않으면 되지 않는다…"

대학 시절 산악회 모임에서 처음 만난 두 사람은 수 십 년간 진정한 산악인으로 살아오며, 서로의 버팀목이 됐습니다.

[변기태/한국산악회 부회장]
"산에서 같이 30년을 친구로 지낸다는 것은 형제랑도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각별한 거죠. 평상시에도 많이 만나고 의존하고…"

남들이 가지 않는 길에 도전했던 고 임일진 감독과 김창호 대장.

두 사람의 30년 우정은 이제 히말라야에 함께 남았습니다.

MBC뉴스 임상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