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약 쳐도 소용없는 '슈퍼 해충' 기승…농민 '시름'

  • 6년 전

◀ 앵커 ▶

외래 해충으로 추정되는 파밤나방 유충들이 크게 늘면서 출하를 앞둔 농작물을 먹어치우고 있습니다.

기존 농약으로는 방재도 쉽지 않아 농민들의 근심이 큽니다.

황구선 기자입니다.

◀ 리포트 ▶

해발 5백 미터 고원에 위치한 배추밭.

심겨진 배춧잎마다 수백에서 수천 개 구멍이 뚫려, 마치 뼈만 앙상하게 남은 듯합니다.

파밤나방 유충이 잎 사이 사이에 숨어 배추를 갉아먹고 있는 겁니다.

7만 제곱미터 규모 밭에 심겨진 배추 수확을 포기해야 하는 상황에 이르렀습니다.

배추 출하를 앞뒀던 농민은 닷새마다 한 번, 6~7종류의 배추 해충제를 섞어 뿌렸지만 소용이 없었다며 하소연합니다.

[백경현/농민]
"물건이 이렇게 되니까 진짜 허망하잖아요, 물건이 이러니까. 이게 약을 게을리하거나 소독을 게을리하거나 이랬으면 (억울하지나 않지.)"

추석을 앞두고 내다 팔려던 배추와 무, 팥 등 밭작물을 중심으로 피해가 확산되고 있습니다.

파밤나방은 고온에 번식력이 강한 외래해충으로 수년 전부터 피해신고가 증가하고 있습니다.

특히 올여름은 계속된 무더위에 파밤나방 유충의 개체 수가 폭발적으로 늘어나면서 농작물에 큰 피해를 주고 있습니다.

[조점래/농촌진흥청 연구관]
"아열대성 벌레라고 해요. 따뜻한데 사는 개체니까. 우리나라도 많이 따뜻해졌으니까 잘 자라고 발육 기간도 짧아지고…"

폭염과 가뭄, 화상병 바이러스에다 이번엔 해충까지 기승을 부리면서 농민들이 힘겨운 나날을 보내고 있습니다.

MBC뉴스 황구선입니다.

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