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수' 대신 '약수'로 수질 검사…월세로 '뇌물'

  • 6년 전

◀ 앵커 ▶

공공하수처리장의 수질검사 조작 사건, 얼마 전 전해드렸었는데, 하수가 아닌 약수로 수질검사를 해서 결과를 조작하는 수법을 썼었죠.

경찰 조사 결과 이같은 조작의 대가로 수천만 원의 뇌물이 오간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최경재 기자입니다.

◀ 리포트 ▶

태영건설 계열사인 TSK워터가 계룡시로부터 위탁받아 운영하는 공공하수처리장입니다.

수질검사 기계가 방류수가 아닌 깨끗한 물이 담긴 약수통과 연결돼 있습니다.

물통을 바꿔치기한 뒤 깨끗한 물로 수질을 측정해 오염도가 낮은 것처럼 속인 겁니다.

이런 방식으로 지난 4년 동안 2백여 차례에 걸쳐 수질검사를 조작했습니다.

오랜 기간 범행이 가능했던 건 TSK워터 간부와 계룡시청 공무원 간의 은밀한 뒷거래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TSK워터 소장이었던 김 모 씨는 지난 2013년 8월, 직원 기숙사로 쓰는 아파트를 새로 선정했습니다.

그런데 계약서를 살펴봤더니 이 아파트 주인은 하수처리장 관리감독을 맡은 계룡시 하수 계장 서 모 씨였습니다.

현장소장인 김 씨가 지난 4년 동안 회삿돈으로 나오는 아파트 월세 등 약 5천만 원을 서 씨에게 꼬박꼬박 건네 준 겁니다.

이들은 의심을 피하기 위해 아파트 명의를 수시로 바꾸기도 했습니다.

[신배진/충남 논산경찰서 지능범죄수사팀장]
"재계약 관계나 관리감독 권한이 있기 때문에 계속 관계를 유지했던 거에요. 항상 잘 보여야 하는 관계이기 때문에…"

경찰은 횡령과 뇌물 수수 혐의 등으로 이들을 구속하고, 수질검사 조작에 관여한 직원 등 7명을 불구속 입건했습니다.

또 현장소장이 공무원들에게 수백만 원의 선물을 돌린 문건을 확보해 뒷돈을 받은 공무원이 더 있는지 수사를 확대하고 있습니다.

MBC뉴스 최경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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