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병대 헬기 '마린온' 추락 피해 컸던 이유는?

  • 6년 전

◀ 앵커 ▶

해병대 상륙 헬기 마린온 추락 사고와 관련해 여러 의문점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사고 직전 기체의 심한 진동이 있었고 날개도 통째로 날아가버렸는데요.

사고 원인과 관련한 쟁점을 유충환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사고 헬기는 이륙 직전 정비를 받았습니다.

기체가 심하게 떨렸기 때문입니다.

이 떨림 현상을 막아주는 게 '자동진동저감장치'인데, 이 장치에 문제가 생겨 기체가 진동에 지속적으로 노출되면서 부품들이 손상됐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2016년 4월 노르웨이.

마린온의 원형인 '슈퍼 푸마'가 비행 중 회전 날개가 통째로 날아갑니다.

이 사고로 13명이 숨졌습니다.

당시 사고 헬기의 부품입니다.

날개를 회전시키는 톱니바퀴가 깨져있습니다.

MBC가 입수한 당시 EU 항공안전당국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기어 안쪽 면에 흠집이 났고, 이로 인해 금이 생기기 시작합니다.

균열이 가 벌어진 톱니가 다른 톱니와 맞물리지 못하고 롤러 자체가 깨져버립니다.

이 때문에 회전 날개를 지탱해주는 구동축이 파괴되면서 날개가 통째로 날아가 버린 겁니다.

마린온은 슈퍼 퓨마와 똑같은 부품을 사용했습니다.

기체가 추락한 시각은 4시 41분.

추락 직후 기체에서 화재가 발생합니다.

약 5분 뒤인 46분, 구난차 1대와 소방차 2대가 현장에 도착했고, 48분부터 진화를 시작합니다.

추락 7분이 지나서야 화재 진압이 이뤄진 겁니다.

기체가 전소되고도 남을 시간입니다.

[박영진/헬기 사고 유가족]
"그 사이에 불이 붙었고, 사망자가 발생했습니다. 출발한 지 1분도 안 돼서 헬리콥터의 가장 큰 프로펠러가 날아가 버리나요?"

기체는 불과 20여 미터 상공에서 떨어졌는데도 불이 붙었고, 곧바로 폭발로 이어졌습니다.

엔진 결함 가능성이 제기되는 대목입니다.

마린온은 함정에 싣기 위해 메인 날개를 접을 수 있도록 개조했습니다.

이 접이식 날개를 펴는 과정에서 정비 실수가 있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순 없습니다.

MBC뉴스 유충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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