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록달록 벽화마을…명물 혹은 흉물

  • 6개월 전


[앵커]
낙후된 구도심 마을을 살리자는 취지로, 주택가 담장에 벽화를 그려 넣는 '벽화 마을'이 앞다퉈 조성됐습니다.

세월이 지나 명소가 된 곳도 있지만 벽화가 흉물이 된 곳도 적지 않습니다.

무엇이 이런 차이를 만들었을까요?

신선미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경기도의 한 마을.

낮은 집들이 모여 있는 골목에 벽화가 그려져 있습니다.

오랜 시간 방치된 듯 색이 바랬습니다.

곰팡이까지 슬면서 을씨년스럽기까지 합니다.

[김경희 / 마을 주민]
"지나가다 봤을 때도 깔끔한 게 좋기도 하고 이렇게 돼있으면 쓰레기도 더 많이 버리는 것 같고."

인근 다른 벽화마을도 마찬가지.

벽화에서 떨어진 페인트 조각들이 바닥에 나뒹굽니다. 

이 골목엔 벽화가 그려진 담벼락 일부가 아예 무너져 내렸는데요.

붕괴된 채로 쓰레기와 뒤섞여 방치돼있습니다.

지난 2008년 이후 조성된 벽화마을.

도시재생 사업 일환으로 전국 구도심에 우후죽순 생겨났습니다.

문제는 사후관리가 안 된다는 겁니다.

관리를 맡은 부서가 없다보니 벽화가 있는 곳이 어딘지 모르는 경우도 수두룩합니다.

[A시 관계자]
"저희가 벽화마을 같은 것 있는 데가 없는 걸로 알고 있는데."

[B시 관계자]
"사실 저희 시에서 유지 관리 부서가 딱히 없는 상황이긴 한데."

제주시 한 벽화마을.

2008년 조성 이후 지금도 그림이 알록달록 살아있습니다.

지자체와 주민이 함께 정기적으로 벽화를 점검하고 보수하기 때문입니다.

[윤정희 / 제주시 일도2동 주민]
"이런 벽화들이 있어서 구제주가 정감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제주시 관계자]
"(벽화를) 설치한 부서가 보통은 다 관리를 하고 있고요."

명물로 계속 남을지, 애물단지로 전락할지, 구성원들의 의지에 따라 결과는 너무나 달랐습니다.

채널A 뉴스 신선미입니다.

영상취재 : 박재덕 김한익
영상편집 : 정다은


신선미 기자 fresh@ichanne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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