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카메라]팔려도 못 나가는 중고차…‘도심 흉물’ 방치

  • 3년 전


코로나 때문에 수출길이 막혀버린 중고차들이 인천 수출단지에 방치됐다는 뉴스 전해드렸습니다.

차량더미에서 큰 화재사고까지 발생했었죠.

번호판 없는 차들이 넘쳐 송도 센트럴파크 지하 주차장까지 차지했습니다.

권솔 기자의 현장카메라입니다.

[리포트]
지난해까지만 해도 차량들이 쉴새없이 드나들었던 인천 중고차 수출단지입니다.

그런데 지금은 수천 대의 차량이 빽빽하게 주차돼 있습니다.

"해외로 수출되는 중고차 70%가 거래되는 곳입니다.

한 때 '수출 효자' 소리를 들었던 중고차가 코로나19 사태 이후 애물단지로 전락했다고 하는데요.

어떤 사정이 있는지 현장으로 갑니다."

중고차량 가격을 알아보려는 해외 바이어들의 모습은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었습니다.

[현장음]
"모로코 알아요? 카사블랑카 사람이예요."

하지만 코로나 사태 이후 배를 통한 수출이 막히면서 중고차가 해외로 나가는 건수는 눈에 띄게 줄었습니다.

[중고차 수출업자]
"팔려도 차가 나갈 수가 없는 거죠. 천덕꾸러기처럼."

[아프리카 중고차 매매업자]
"스트레스 많이 받았어요. 지금 코로나 때문에 배가 없어요."

계약이 맺어졌다 해도, 상대국 바이어와 상품과 돈이 오갈 수 있을지는 미지수입니다.

[중고차 수출업자]
"리비아에서 여기를 들어오려고 하면 튀니지 가서 14일, 여기 와서 또 14일 격리해야 하니까."

[인천항만공사 관계자]
"코로나로 인해서 수요가 위축이 됐잖아요. 17.6% 감소했습니다."

코로나19 확산 전인 지난 2019년, 한해 42만 대에 가까웠던 중고차 해외 판매량은 지난해 7만대 넘게 줄었습니다.

그래서 아예 폐차를 선택하기도 합니다.

[중고차 수출업자]
"2월에 폐차를 10대 넘게 했어요. 200만 원씩 주고 샀던 중고차를 60만 원 70만 원 받고 폐차하고…"

인천 송도 센트럴파크 지하엔 해외로 나가지 못한 중고차 수백 대가 주차돼 있습니다.

"일반 차량 진입 금지라고 돼 있는 중고차 전용 주차장입니다. 이렇게 안으로 들어가서 빛을 밝혀보면, 양쪽 다 모두 번호판이없습니다."

관리가 허술해 차량 절도 등 범죄에 노출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보였습니다.

[송도 센트럴파크 방문객]
"와서 딱 보는데 뭐가 잘못됐더라고."

[송도 센트럴파크 방문객]
"무서워요. 나쁜 일 일어날까 봐. 대포차 이런 거."

[인천시 관계자]
"공원 이용하는 분들이 불편했던 거죠. 중고차가 300대 정도라고 들었는데…."

중고차 매매상들은 더이상 차를 세워둘 곳이 없다는 입장입니다.

[A 중고차 업체]
"길거리에다 세워놓으면 피해를 줄 거 아니에요. 합법적으로 주차한 거거든요. 돈을 주고. 그런데 이것마저도 좀 문제가 된 거죠"

학교 앞 도로도 점령했습니다.

[권솔 기자]
"인천에 있는 한 왕복 10차선 도로입니다. 양쪽 모두 갓길에 번호판 없는 차량이 주차돼 있는데 관광버스부터 화물차까지 다양합니다."

코로나19로 인한 피해인 만큼, 당국이 대책을 마련해 달라고 매매상들은 호소합니다.

[중고차 수출업체 관계자]
"나쁜 사람에 초점을 맞춰야 되는데 중고차 전체가 다 그런 것 인양…. 정말 억울하죠.”

[박영화 / 한국중고차수출조합회장]
"수출 단지가 없기 때문에 부족하기 때문에 발생한 것이고 근본적인 원인을 해결하지 않는 한 이러한 일들이 계속 발생하겠죠."

갈 곳이 정해져 있는 엄연한 상품이지만, 둘 곳이 없는 중고차들.

뱃길이 풀릴 때까지 뭔가 방안이 나와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현장카메라 권솔입니다.

kwonsol@donga.oom
PD : 김남준 김종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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